[세트] 세구 : 흙의 장벽 1~2 - 전2권 은행나무 세계문학 에세
마리즈 콩데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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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도 풍요로운 시절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그저 빈곤과 질병의 대명사에 불과하다. 이 대륙은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을까. 저자가 상세히 그려낸 세구 왕국의 역사를 들여다 보면 현재 상황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18세기 후반, 정복전쟁으로 부를 이룩한 세구 왕국은 새로 유입된 종교, 문명화를 구실 삼아 침투하는 유럽 각국으로 인해 혼란에 빠진다. 이는 트레오라 가문의 몰락과 겹쳐지며 아프리카의 혼란스러운 세태를 섬세히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트레오라 가문의 네 아들은 비극에 등떠밀려 뿔뿔이 흩어지고야 만다. 귀족으로 태어나 밑바닥을 경험하는 아들들의 고난과 가부장제 아래에서 비참하게 생활하는 여성들의 삶을 안타까워하면서 책장을 넘기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이다.

토착신앙과 이슬람교의 대립, 노예 무역, 민족 사이의 분쟁 등 아프리카 대륙을 무참히 갈라지게 만든 다양한 요소들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떠오르게 한다. 자신의 종교만이 옳다고 외치는 이들, 피부색과 성별로 차별하는 이들, 계급을 나누어 지배자의 위치에 서고자 하는 이들은 어쩐지 줄어들지가 않는다. 남을 내려다보며 자신의 우월함을 느낀들 본성은 변하지도 않는 것을. 인간의 오만과 이기심의 끝에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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