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하이웨이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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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6월, 열흘 동안 일어난 일이 두꺼운 책 속에 담겼다. 제목만 봤을 때는 길고 긴 도로를 따라 신나게 달리는 주인공을 상상했다. 미국을 동서로 잇는 최초의 횡단 도로, 링컨 하이웨이를. 실제로 에밋과 빌리가 이 도로를 달리는 일은 소설이 끝난 뒤에야 이루어질 것이다. 먼 길을 돌아 드디어 원래 가려 했던 곳으로 향하는 그들. 결국 소망을 이룰 수 있을까.

이 소설에서 등장인물들은 각자 서술자의 위치에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3인칭과 1인칭 시점이 섞여 있어 구성이 독특하다. 인물들의 성격이 어떤지 드러내는 장치로서의 기능도 하는 듯하다. 같은 장면도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걸 새삼스레 느끼게 된다. 인물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나 할까.

청소년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떠난 길에서 우연히 만나 얽혔다가 다시 헤어지는 과정이 어쩐지 가슴 아프다. 성인이 되는 길이 이다지도 힘든 것이었던가. 가족 사이가 원만하지 못하다는 공통점을 지닌 인물들이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굳이 겪으며 상처 받는 모습은 안타까웠고 모두에게 좋은 결말이 날 수는 없었는지 작가에게 원망하는 마음이 슬며시 들기도 했다. 이제는 그저 이런 마음이 든다. 에밋과 빌리는 무사히 성인이 되기를. 어떤 일이 생기든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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