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종이란 말이 좀 그렇죠 바통 5
김홍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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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관종'이라는 말이 남발되기 시작했다.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이르던 단어는 이제 거슬리는 사람에게 거리낌 없이 붙이는 말이 되었다. 친구끼리 장난을 칠 때나 자조적인 표현으로 쓰이기도 하니 처음의 부정적인 뜻은 희석되었다고 보는 의견도 있지만 타인을 낮잡아 일컫는 말이라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 단편집에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관종의 다양한 유형이 나와 있다. 대화에 끼고 싶어서 마술을 보여주는 사람, 출처가 불분명한 사실을 퍼뜨리는 사람,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모든 것을 꾸며내는 사람, 단 한 명에게라도 온기를 나눠 받고 싶은 사람, 그리고 폭력 사건의 피해자까지. 한 단어가 적용되는 범위가 생각보다 넓다.


평소에 생각했던 관종의 뜻에 가장 부합한 <모자이크>도 인상적이었지만 관종을 직업으로 삼겠다 선언하는 인물이 나오는 <젊은 근희의 행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떤 회사에서도 진득하니 버티지 못하는 동생을 철없다 여기지만 빌라 보증금을 지원하고 엄마를 돌보는 책임을 떠안은 K-장녀의 속 터짐에 공감이 되어서일까. 책을 소개하는 북튜버라면서 노출이 심한 옷을 입는 동생이 이해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남이 욕하는 것을 두고볼 수도 없는 언니, 악플을 남긴 사람들에게 똑같이 대응할까 하다가 울며 겨자 먹기로 '나의 동생 많관부'를 외치는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부러워하며 자신의 매력 자본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동생이 적성을 찾은 듯하니 응원해 줄 수밖에. 언니의 마음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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