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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로 역 광시곡 ㅣ 마호로 역 시리즈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12월
평점 :
품절
마호로 마을에서 심부름집을 운영하는 다다와 조수 교텐이 의뢰인들과 엮어가는 일상이 담긴 소설이다. 이번 권에는 2권에 살짝 언급됐던 '가정과 건강식품협회'라는 단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집단 생활을 하면서 무농약 채소를 판매하는 단체가 수상한 일들을 벌이고 주인공들이 이를 조사하면서 굉장한 소동극을 만들어 간다. 파면 팔수록 의심스러운 단체, 사이비 종교, 교텐의 암울한 어린 시절이 얽히면서 지금까지 나온 등장인물들이 한데 모이게 되는데 그 과정이 절묘하다.
원한 적 없지만 마음 깊이 새겨진 상처는 언젠가 없어질까. 다다와 교텐이 여러 사건을 겪으며 과거의 상처에서 서서히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며 평생 가는 상처도 있지만 회복되는 상처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이야기구나 싶었다. 아예 사라질 수는 없어도 희미해질 수는 있는 거니까. 혼자 있기를 원하던 주인공들은 이제 자신에게 필요한 게 외로움이 아니란 사실을 잘 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소동극에 휘말린 사람들처럼 곁에 있는 이들에게 영향을 받으며 조금씩 달라진 두 사람. 앞으로도 이 마을에서 티격태격하며 일을 하겠지. 이제 서로를 친구라 여겨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