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한 레스토랑 2 - 리디아의 일기장
김민정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권에 이어 시아의 모험이 계속된다. 해돈을 치료할 약, '인간의 심장'을 대신할 재료를 찾는 시아는 요괴 레스토랑에서 만난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약초를 구한 뒤, 심장과 비슷한 성분을 가진 것을 골라내려 한다. 약초를 말리는 것부터 끓일 장소를 찾는 과정마저 쉽지 않지만 그래도 시아는 최선을 다한다. 그런데 시아가 보는 데서 눈알 수프를 만드는 요리사의 입에서 의미심장한 말이 나온다. 눈알 몇 개를 넣은 뒤에 줄줄이 첨가되는 재료들의 이름이 '존재하지 않는 길',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따뜻한 연민', '드러난 길', '풀린 수수께끼'인 걸 보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암시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수수께끼를 풀려는 시아가 난관을 넘다 보면 길이 드러날 것이고 결국엔 수수께끼가 풀리겠지.


요괴가 등장하는 소설이라 그런지 분위기가 다소 어둡고 잔혹한 내용이 좀 나온다. 고통과 죽음, 희생을 가볍게 여기는 요괴들은 눈앞에서 누군가가 죽임을 당해도 동요하지 않는다. 도와줄 생각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거미 여인은 한술 더 떠 거미줄에 휘감긴 사냥감을 여럿 보여주는데 술과 음식에 취한 손님들, 용납할 수 없는 실수를 한 웨이터들이란다. 시아가 실수를 하면 저들과 같은 처지가 될 것이라는 말도 하는데 자신의 미래가 될지 모를 사냥감들을 보고 떠는 시아의 모습을 재밌어한다. 거미줄에 친친 감겨 심장을 바치는 모습을 떠올릴 시아의 마음을 떠올리는 건 어렵지 않다. 꼭 치료제를 찾겠다는 마음이 절실할 테지.


시아가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하츠는 인간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는데 좀처럼 선택하지 못한다. 이유가 뭘까. 지켜보는 재미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조건을 만족시킬 만한 일을 찾기 어려워서라니 해괴하지 않은가. 괴롭히면서 즐거움을 찾는다는 건가. 삶이 어지간히도 재미가 없는가 보다. 인간의 사고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는 요괴들 틈에서 시아는 어떻게 해야 할까. 목숨을 위협받고, 친구들의 목숨마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아무쪼록 인간의 심장과 성분이 비슷한 약초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어두컴컴한 곳에서 밝은 곳으로 나갈 수 있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