캑터스
사라 헤이우드 지음, 김나연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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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위더스푼이 운영하는 독서 클럽에서 최고의 소설로 선정되었다고 해서 관심이 생긴 소설이다. 넷플릭스 영화로 만들어지는데 리즈 위더스푼이 주연으로 출연한다고 하니 정말 작품에 반했나 보다 싶었다. 선인장처럼 가시를 세우고 사는 주인공이 자신이 세운 규칙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혼자만의 성을 쌓다가 크나큰 사건을 겪으며 서서히 변해가는 모습을 그린 이야기가 퍽 재밌다. 타인이 자신이 그은 선 안에 들어오는 걸 단호히 막아내며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수잔은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나만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마저 엿보인다. 갑작스레 엄마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벗어나고 싶었던 고향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알게 되는 진실에 여태껏 꼿꼿하게 유지했던 마음이 흔들리는 수잔, 결코 될 리 없다 여겼던 엄마가 되는 길로 들어서면서 혼란스럽기까지 한 수잔은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소설의 제목인 <캑터스>는 주인공이 키우는 선인장보다는 그의 날선 상태를 드러내는 듯하다. 그러나 선인장도 그만의 아름다움이 있다. 선인장이 가시로 덮여있기만 한 것은 아니다. 꽃도 피우는 식물이 아닌가. 수잔도 그렇다. 고독을 벗 삼아 살면서 사람들이 다가오는 것을 원치 않았던 그이지만 자신을 사랑하게 되면서 본인도 사랑을 할 수 있고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한층 성장한다. 사람이 태어나 성인이 되면 성장이 멈출까. 키는 더이상 크지 않는다 해도 정신적으로는 얼마든지 성장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사랑스러운 아기, 연인과 함께 꾸려나갈 미래는 암담하지 않다. 앞으로는 쓸데없이 규칙에 매달리지도, 세상에서 도망치지도 않을 테니까. 제대로 혼자 서는 법을 알게 된 수잔이 앞으로 닥칠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하지만 걱정은 되지 않는다. 용기를 가진 사람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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