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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페이스
아미티지 트레일 지음, 김한슬기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6월
평점 :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총을 들고 우르르 몰려가 다른 편 사람들에게 총알 세계를 퍼붓는다. 그 소리가 무시무시하다. 피를 흘리며 죽은 사람이 즐비한데 대장으로 보이는 이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다. 그에게는 감정이 없는 걸까. 한때 유행했던 갱스터 영화를 볼 때면 꼭 사람을 저렇게 죽여야 할까 싶었다. 한 발만 맞아도 죽을 텐데 굳이 총알을 퍼붓다니 말이다. 폭력, 마약이 난무하는 영화들에는 특별한 이야기가 없었다. 권력을 가진 자가 힘을 빼앗기기 싫어 어떤 일이든 불사하는 내용인데 폭력조직에 가담한 세월이 길수록 점점 인간다운 감정이 사라지는 듯했다. 이 책에도 그런 내용이 나온다. 미국 슬럼가에서 자란 주인공이 열여덟에 사람을 죽이고 도피한 뒤 신분을 숨기고 범죄 조직의 두목이 되는데 인정사정없이 사람을 처치한다. 악명 높은 갱 두목인 알 카포네를 상징적으로 그려 냈다고 하니 그 잔인함은 당연한 걸까.
정치인들과 암흑가 실세들과의 유착관계가 심각했던 시절이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 돈으로 공무원들을 매수해 편하게 살아가는 조직의 생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어느 나라에나 여전히 존재하는 폭력 조직은 어떨까. 버젓이 범죄를 저지르는 조직들이 모두 사라지지 않는 걸 보면 어느 정도는 정치계와 연관이 되어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 실제로 그 정도가 어떤지는 알 수가 없다. 영화나 소설에서 보는 게 다이니 그냥 상상할 수밖에. 작가는 주인공에게 조금의 인간성은 남겨두려 노력한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죽음에는 가차없는 그가 가족의 일에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니 말이다.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남는 건 가족에 대한 정일 수도 있겠다. 자신의 세계에서 최고가 되고자 했던 주인공의 성공과 비참한 죽음을 보면서 성장 환경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좀 밝은 세상으로 나갈 수 있었으면 좋았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