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지킴이 레이첼 카슨 - 레이첼 이모와 함께한 밤 바닷가 산책길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10
데버러 와일즈 지음, 대니얼 미야레스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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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 있는 오두막집에 밤이 찾아왔습니다. 로지는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됐지만 폭풍우가 몰아치면서 내는 소리에 겁에 질렸습니다. 레이첼 이모가 옆에 있지만 무서움은 가시지 않지요. 로지가 무섭지 않은 척하며 일부러 장난을 치지만 이모가 아이의 마음을 모를 리 없지요. 심장이 튀어나올 듯 쿵쿵거려 어찌할 바 모르는 로지를 보며 이모는 산책을 가자고 합니다. 비바람이 잦아든 숲속에서 로지는 무엇을 보게 될까요. 이 책은 생태학자가 쓴 이야기라 그런지 자연의 경이로움이 잘 나타나 있어요. 우리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자연현상 속에서 무력감을 느끼게 되는 때가 있지요. 자연보다 우위에 있다고 자만하던 마음이 어느새 사그라들 만큼이요. 아이의 눈에 비친 자연을 섬세하게 표현한 이야기는 자연의 일부인 우리가 자연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다정하게 보여줍니다.


비가 그친 밤, 숲속을 지나 바닷가로 나가는 길에서 로지는 작은 생물들을 만납니다. 달빛 아래 드러난 식물들은 빗방울을 떨어뜨린 채 가만히 서있네요. 폭풍우 속에서 정신없이 흔들렸으니 이제 휴식을 취하는 걸까요. 로지는 부엉이가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앞으로 나아가다가 개구리와 귀뚜라미의 노래에 멋지게 화답합니다. 서서히 기분이 풀리는 듯하네요. 신비롭게 빛나는 바다를 보는 로지의 마음에는 이제 두려움이 자리 잡을 공간이 없습니다. 지친 반딧불이를 구하고 뿌듯해하는 로지는 반딧불이가 길을 잃고 두려웠을 마음까지 헤아려 봅니다. 자신이 부정했던 감정을 인정하기 시작한 로지는 건강한 마음을 가진 아이로 성장하지 않을까요. 고즈넉한 풍경이 절로 떠오르게 하는 멋진 이야기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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