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찬이 텅빈이 철학하는 아이 18
크리스티나 벨레모 지음, 리우나 비라르디 그림, 엄혜숙 옮김 / 이마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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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 백으로 표현한 꽉찬이와 텅빈이가 인상 깊었던 책입니다. 꽉 차 있는 꽉찬이와 텅 비어 있는 텅빈이는 서로를 보고 놀랍니다. 자신과는 너무 다르기 때문이지요. 모든 걸 다 가졌고 외롭지 않은 꽉찬이, 아무것도 잃을 게 없고 너무나 자유로운 텅빈이는 평소에 아쉬울 것 없이 살아왔습니다. 지금까지는요. 처음 만났을 때는 장점을 뽐내듯 이야기하다가 미처 생각 못했던 단점까지 털어놓으면서 서로를 궁금해하는 둘은 우리가 어떻게 다른 사람과 알아가는지 보여줍니다. 자신에게 없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해서 닮고 싶은 모습을 따라 하기도 하고 말투를 흉내 내기도 하지요. 그러면서 자신의 모습을 더 잘 알게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무작정 따라 하는 게 그리 좋은 일만은 아니라는 걸 깨닫기도 합니다. 본받을 만한 점은 본받되 자신의 성향을 억누르는 일은 없어야겠지요.


꽉찬이와 텅빈이가 각각 자신의 조각을 떼어내 서로에게 건네면서 둘은 새로움을 맛봅니다. 몸에 텅빈이의 조각이 들어오자 처음으로 그립고 홀가분한 감정을 느낀 꽉찬이는 감격하고 꽉찬이의 조각을 품은 텅빈이는 따뜻한 손이 마음을 어루만지는 감각을 느끼며 많은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상대의 작은 조각을 가진 채 둘은 작별 인사를 합니다. 조금씩 달라진 채로요. 다른 사람을 만나는 일은 새로움을 만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같은 사람은 한 명도 없으니까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이를 마주하고 자신도 알지 못한 사이에 조금씩 영향받게 되지요.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은 인정하고 나쁜 점은 본받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누군가를 지나치게 부러워할 것도 없고 얕잡아 볼 것도 없습니다. 상대를 받아들이고 알아가면서 조금씩 커나가는 모습이 아름다운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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