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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교양 - 지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위한 생각의 기술
천영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2월
평점 :

세상에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들 한다. 나이를 제외하면 말이다. 이는 별다른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거저 얻는 나이를 소홀히 여기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이에 걸맞은 품위가 절로 생기리라 착각하는 걸까. 해를 보내며 얻는 삶의 지혜를 갈무리하고 자신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삼사십 대에 들어서도 홀로 서지 못한 채 나이만 앞세워 어른 대접을 받으려는 사람이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살다가 후자의 경우가 된다면 얼마나 부끄러울까. 진정한 어른이 되고 싶다면 일단 자신의 상태를 가만히 살핀 후, 저자가 그랬듯 생각의 기술을 익히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사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체감한 상태에서 만난 소크라테스가 저자의 삶을 충만히 채우는 데 도움을 주었듯 우리도 거장들의 삶을 통해 어른이 되는 길을 밝힐 등불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소크라테스, 공자, 석가모니, 셰익스피어 등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이름을 남긴 이들은 진리를 발견하고 행복을 추구했지만 우리와 마찬가지로 온갖 고난을 맞아 힘들어하고 고뇌하기도 했다. 티 한 점 없는 영웅이 아닌, 사람 냄새나는 그들이기에 마음의 거리를 좁혀 그들의 이야기를 가까이 느낄 수 있다. 저자는 대가들이 삶 속에서 발견한 통찰력을 독자와 나누고자 철학, 예술, 역사, 정치, 경제를 망라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남과 다르게 행동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법, 사람의 마음을 얻고 사람의 심리로 부의 흐름을 읽는 법을 터득해 어른이라는 이름에 충실히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남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기지 말고 자기 뜻대로 살려고 노력하라는 니체의 말을, 천재였지만 끊임없이 노력했던 바흐의 열정을,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웠던 호크니의 호방함을, 이기심이 아닌 자기 이익을 중시했던 스미스의 공정함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면서 남보다는 자신에게 떳떳한 어른으로 살아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