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알고 적당히 모르는 오십이 되었다 - ‘척’에 숨긴 내 마음을 드러내는 시간
이주희 지음 / 청림출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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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이러다 정말 모두가 100세를 넘기는 거 아닐까. 어릴 때는 오래 살면 좋을 거라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오래 사는 것보다는 얼마나 잘 사느냐가 중요하다 싶다. 양보다는 질에 따라 삶의 행복도가 달라지니 말이다. 노화가 진행되면 자연스럽게 근력이 감소한다. 같은 거리를 걸어도 30대와 70대의 속도는 현저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피부도 점점 메말라가고 시력도 나빠진다. 30대의 체력을 유지하면서 노년을 맞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어떻게 하면 건강을 유지하며 살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 그렇다면 건강 문제만 해결되면 별다른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걸까. 살아보지 않았으니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이미 중년을 살아본 사람들이 쓴 책에 자꾸 관심이 생긴다. 나이는 절로 얻게 되지만 나이가 삶의 질을 저절로 높여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오십 대인 저자가 지나온 생을 돌이켜보고 앞으로의 인생을 준비하는 자세를 그려 놓았기에 중년에 들어선 사람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이 든다는 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문장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아, 살면서 느끼고 있는 사실인데 오십이 되어서도 마찬가지구나. 예순, 일흔이라고 다를 게 있을까. 세상사를 훤히 깨치고 근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나이는 없겠구나 새삼 느낀다. 치열하게 살다 보니 어느새 오십이 넘어 화들짝 놀라는 사람이 어디 저자뿐일까. 반백년을 살면 지혜로워지고 시련에 강해질 줄 알았건만 그도 아닌 걸 보면 인생은 정말 쉽지만은 않은 길인가 보다. 젊을 때와는 현저하게 달라진 외모와 체력에 적응하면서 자녀의 결혼 자금과 부모님의 병원비와 자신의 노후 대비 자금을 걱정하고 앞으로의 인생을 계획하는 저자를 보니 대비할 수 있는 일은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자는 마음이 든다. 가족들과 함께 하는 일상, 지인들과 만나서 나누는 대화, 사회를 바라보며 서술하는 단상이 유쾌하게 쓰여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 앞으로의 일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잘 자고 잘 먹고 잘 입고' 살기 위해 노력하면서 주위 사람들과 조화롭게 지내다 보면 마음 편하게 노년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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