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령 장수 2

혼령 장수 2 - 2번지 달걀 가게를 조심하세요 ㅣ 혼령 장수 2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도쿄 모노노케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0년 10월

혼령이 나오는 판타지 동화 <혼령 장수>는 표지부터 호기심이 일어나게 만들어요. 바둑판무늬 기모노를 입고 있는 혼령 장수의 특이한 분위기와 강렬한 인상에 왠지 무서운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사실 그가 걸친 겉옷을 자세히 보면 이 사람이 하는 일을 짐작할 수 있어요. 이 옷에는 각각 능력을 가지고 있는 혼령이 가득하거든요. 혼령 장수는 이 혼령들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는 역할을 해요. 꼭 지켜야 할 사항만 기억한다면 누구나 원하는 일을 이룰 수 있는 거죠. 꼭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든가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다든가 눈 깜짝할 사이에 목적지에 도착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요.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을 때 무엇이든 들어주는 혼령이 나타난다면 소원을 이뤄달라고 간청하게 되지 않을까요.

한 사람만 닮게 하는 '그림자', 무엇이든 숨겨주는 '숨김 도롱이', 함께 놀아주는 '노는 아이', 무엇이든 만들어주는 '장인 귀신' 등 다양한 혼령들은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줘요. 아이들을 소원을 이루게 되어서 기쁘기만 할까요. 세상에 거저 되는 일은 없죠. 모든 일에는 대가가 있는 법이니까요. 문제가 있을 때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하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가 일어날지 동화를 통해 간접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은 일인 것 같아요. 상상하지 못한 결과에 이르는 인물들을 보면 오싹하기도 하고 꿈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상상 속의 일이니 이야기를 즐기면 되지 않을까요. 자신이 한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만 알고 있으면 될 테니까요. 다음에는 어떤 혼령이 나올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