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라면 흔들리는 순간조차 사랑이겠지
신기루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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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끝에 이를 때면 괜찮은 하루였다 싶을 때도 있고 그저 하루 종일 잠만 잤으면 좋겠다 싶을 때도 있다. 특히 마음이 몹시 지친 날이면 무언가 따뜻한 말을 듣고 싶어진다. 많은 이의 마음을 어루만졌다는 띠지 문구를 보고 그런 날 읽으면 좋을 문장이 있을 것 같아 책을 펼쳤다. 부드러운 그림체가 따뜻하다. 그림이 많고 글자가 빼곡하지 않아 쉽게 읽힌다. 살가운 봄바람이 되어, 예고 없이 내리는 첫눈이 되어 상대의 옆에 있고 싶은 소망을 적어 내려간 글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 한구석이 간질간질하다. 자신이 그리고 쓴 것들을 보고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기를 원하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지는 듯하다.


사랑을 무엇에 빗댈 수 있을까. 저자는 사랑이 신기루 같다고 한다. 잡으려 할수록 멀어지는 것이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빛내는 것이라 표현하며 현실적인 그림에 사랑의 막을 한 겹 덧씌운다. 두 사람 주위에 흩날리는 꽃잎, 부서지는 별빛, 옅은 안개와 일렁이는 물결... 둘만의 세상 속에서 함께 하는 연인의 모습이 아름답다. 사랑을 하며 느끼는 온갖 감정이 책 속에 가득하다. 애틋한 순간은 마음 어느 곳엔가 저장되어 문득 떠오르곤 한다. 저자의 그림은 추억을 소환하기에 좋은 매개체이다. 눈과 입을 그리지 않은 인물들은 그 누구라도 될 수 있다. 책 읽는 이가 바로 책 속 인물이 되어 사랑하고 있을 때로 돌아가게 된다. 추억이 없다면 삶은 얼마나 메마르게 될까. 때때로 그림 한 장을 보며 마음을 적실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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