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가든 - 초판본 비밀의 화원 - 1911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지음, 박혜원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초판본 표지가 아름답다. 백 년 넘게 사랑받고 있는 이 책은 출판된 이후로 한 번도 절판된 적이 없다고 한다. 사랑받지 못한 채 자란 소녀와 소년이 화원을 가꾸며 성장하는 이야기에 모두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서일 것이다. 인도에 살던 메리가 갑자기 고아가 되어 고모부 집이 있는 영국으로 가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캄캄한 밤에 황량한 벌판을 지나면서 이런 곳은 마음에 안 든다고 혼잣말을 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외롭고 지친 작은 아이의 마음이 전해져 얼마나 가여운지. 황무지 끝에 서 있는 커다란 집이 자기 덕에 서서히 밝고 활기찬 곳으로 변하리라는 사실은 꿈에도 알지 못했겠지.


메리는 우연히 숨겨진 화원을 찾은 뒤 흙을 만지는 기쁨을 알게 된다. 연둣빛 새싹이 올라오는 모습에 감탄하면서 행복을 찾아가는 아이의 눈에 기쁨이 가득하다. 색색으로 물든 화원은 향기로 가득하고 메리와 콜린은 꽃처럼 피어난다. 어른들에게 받은 상처는 점점 아물고 가슴속에는 밝은 빛이 가득 찬다. 작고 말라 기운 없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신선한 공기를 듬뿍 마신 아이들에게서 생기가 넘치니 절로 주변이 밝아진다. 아이가 받아야 할 사랑을 주지 않은 어른들 대신 자연이 아이들에게 봄을 선사했다. 좋은 친구인 디콘과 사촌 콜린을 만나 함께 화원을 가꾸며 성장하는 메리의 모습이 눈부시다.


자연에 친숙한 디콘이 메리를 도와주고 서서히 밝아진 메리가 아파서 누워 있는 콜린을 돕는 과정이 자연스럽다. 어른들이 못하는 일을 스스로 해내는 아이들이 대견하기만 하다. 자신의 아픔에 빠져 아이의 아픔을 외면하는 어른은 되지 말자는 마음이 절로 든다. 오랫동안 방치된 화원이 점점 살아나면서 푸르러지는 모습과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모습이 잘 어우러지는 이야기이다. 햇살과 바람과 꽃과 나무가 조화를 이루는 곳, 비밀의 화원이 눈앞에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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