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피스트
헬레네 플루드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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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이 깨지는 순간 삶이 흔들린다. 평소와 다름없이 집을 나선 남편이 실종되고 금방이라도 돌아올 것 같은 남편을 기다리며 힘들어하던 차에 남편의 죽음을 알게 된다면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주인공 사라처럼. 그녀는 심리치료사로 환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일을 하지만 사건이 일어나자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다.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하고 나간 남편을 영영 볼 수 없게 되어버린 것도 충격적인데 집에 누군가가 침입한 흔적이 자꾸 발견되고 이상한 소리까지 들린다. 경찰은 사라의 상태가 정상인지 의심하고 자신들이 보기에 별것 아닌 일을 확대해석하는 게 아닌가 도리어 의심하는 눈치다. 사라는 계속해서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보고 자신이 착각하거나 잘못 알고 있는 일이 있지 않은지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용의자를 알 수 없는 채로 시간은 흐르고 사라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사건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부부 사이는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두 사람이 노력해서 맞춰나가야 하는 것이 결혼 생활이지만 결혼을 하기 전에는 미처 알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다. 몇십 년을 따로 살다 함께 살아 나가려고 하는데 노력이 없다면 그 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까. 소설을 읽으며 부부 사이에 존재하는 비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마음을 터놓지 못한 결과로 일어난 비극이 처참하기만 하다. 남편의 죽음은 사라에게 깊은 상처로 남을 텐데 밝혀지지 않은 범인의 존재는 여전히 꺼림칙하다. 처음부터 긴장감을 유발하는 내용에 빠져 읽었는데 끝까지 다 읽고 나니 모골이 송연하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방식은 왜 이리 예측하기 힘든 걸까. 사건이 일어나는 처음부터 충격적인 마지막까지 읽다 보니 더운 여름밤이 훌쩍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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