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 상하이 - 오자키 호츠미는 그곳에 있었다
강신덕.김성숙 지음 / 신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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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 4월 29일, 상하이 훙커우공원에서 천장절 기념행사가 열렸다. 한창 행사가 진행되고 있을 때 조선 청년 윤봉길이 연단을 향해 폭탄을 던졌고 일제의 전범들이 쓰러졌다. 이 사건은 외신 기자들을 통해 금세 세계로 퍼졌다. 조선의 확고한 독립 의지를 천명한 이 사건 뒤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이 어려 있었을까.


이 소설은 윤봉길 의사의 의거를 조명하면서 그 중심에 있었던 사람들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엮어내고 있다. 격동기의 상하이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들, 여러 나라의 기자들, 군인들과 민간인들의 모습이 생생하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놀랍지 않은 곳, 상하이에 의도치 않게 발을 디딘 조슈아 칼린이 중대한 사건에 휘말리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역사적인 순간을 맞닥뜨리는 과정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전 세계 주재원과, 특파원, 스파이들이 모여들던 상하이는 평범한 도시가 될 수 없었다. 온갖 음모가 횡행하는 곳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해냈다. 누군가는 중요한 것을 걸고 거래를 하고 누군가는 대의를 위해 희생했던 시절, 애국자와 매국노가 함께 살아가던 그 암울한 시대가 그대로 다가와 계속 가슴이 먹먹했다.


실존 인물과 허구의 인물들, 실재한 사건과 상상이 자연스럽게 섞여 당대의 모습을 복원하는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는데 책을 덮고 나니 잘 짜인 16부작 역사 드라마를 본 듯한 느낌이 든다. 여운이 오래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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