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체인
에이드리언 매킨티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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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아이를 위해 못할 일이 없다. 평소에는 생각지 못했던 일도 아이의 목숨 앞에서라면 억지로라도 하게 된다. 누군가가 소중한 아이를 납치한 뒤 어떤 일을 시킨다면 어떨까. 당장 하지 않으면 아이가 죽게 된다는데 가만히 있을 부모가 과연 있을까.


이 소설에서는 아이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약점으로 잡아 범죄에 가담시키는 범죄 형태를 보여준다. 피해자가 다른 희생자를 만드는 연속 구조는 특이하다. 한 번 이 사슬의 일부가 되면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다는 점에서는 대단히 잔인하다.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범인은 이런저런 지시를 내리면서 돈만 챙기면 그만이다. 선량한 사람들을 공범으로 만들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이 가히 충격적이다.


며칠 동안 분초를 다투며 일어나는 일이 긴박해 마음을 졸였고 아이가 무사히 돌아와도 사건이 끝나지 않아 안타까웠다. 충격을 받은 가족들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정신이 허물어지는데 그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는다니. 결말은 만족할 만했지만 마음이 뒤숭숭했다.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겠구나 싶어서.


작가는 멕시코시티에서 일어난 사건에서 힌트를 얻고 발달한 통신 기술을 접목시켜 스릴 넘치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SNS로 알아낸 정보가 얼마나 범죄에 이용되기 쉬운지 또 한 번 느꼈다. 소설 속 사건은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일이기에 방심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곧 이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쉴 새 없이 휘몰아치는 사건과 인물들의 감정 변화가 잘 드러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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