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에 그려진 여성들 주위를 금빛 줄이 두르고 있다. 어떻게 보면 반짝이는 별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철조망인 것도 같다. 책을 읽고 나니 그들 앞을 가로막았던 모든 방해물들이 사라지는 순간으로 보이기도 한다. 활동한 시기는 다르지만 생계를 위해 글을 쓰면서 편견과 차별에 맞섰던 그들이 조금씩 나아지는 우리의 모습을 보고 있을 것만 같아서 왠지 설렌다.차례에 버지니아 울프, 마거릿 애트우드, 에밀리 브론테, 박경리 등 좋아하는 작가가 많아서 읽게 됐는데 이제는 잘 알지 못했던 작가들의 삶까지 알고 싶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시대에 전업작가라는 대단한 일을 해낸 이들의 삶을 상상해본다. 글을 쓰기 위해 겪어야 했던 고난이 깊고도 깊었을 그녀들을. 글 쓰는 여자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면서 온전히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냈던 이들은 사라지지 않는 이름이 되었다.책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버지니아 울프의 죽음에 관한 내용이다. 그녀에게 전쟁이 얼마나 참혹함을 안겨 줬는지 이야기하는 작가는 죽음의 원인을 우울증 하나만으로 단정짓지 않았는데 그래서 신선했다. 우울증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한 나약한 여성작가라는 풍문이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는데 지금이라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콜레트가 말했듯 펜을 든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법이다. 펜으로 쓴 글은 사람들의 가슴에 흩뿌려진다. 언젠가 움틀 일만 남은 씨앗이 되는 것이다. 책 한 권, 아니, 단 한 문장이 수십, 수만 명을 움직이게 한다. 이런 일을 작가 말고 누가 더 잘 할 수 있을까. 새로운 세상을 연 이들의 뒤를 따라 앞으로도 용기를 내어 펜을 그러쥐는 작가들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