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웨이 다운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황석희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운문 형식의 소설이라고 해서 흥미가 생겼다. 단어들이 이리 저리 움직이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느낌이 든다. 원문으로 읽었다면 더 생생한 리듬감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하나뿐인 형이 살해된 뒤 소년이 느끼는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글을 읽으며 소년의 마음에 무겁게 자리한 '복수'라는 단어를 곱씹었다. 복수를 하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 소년의 인생이 어떻게 될지 너무도 훤해 안타깝기만 했다.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범죄를 저지르는 아이들이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주변의 법칙에 젖어 들어 이를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는 경우에 서슴없이 검은 늪에 발을 담근다. 소년의 동네에 존재하는 복수의 법칙은 끝없이 희생자를 만들어내며 사람들의 가슴에 구멍을 내지만 사람들은 그저 모른척한다. 두려움이 모든 감정을 뒤덮어버리는 곳에서 소년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엄청난 용기를 그러모으지 않는 이상 끊을 수 없는 사슬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범죄가 난무하는 곳에 던져진 아이들은 주변 어른들에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곳이 세상의 전부가 아님을 알려주고 다른 세상이 있음을 보여줄 이들이 필요하다. 자신이 겪었던 일을 떠올리며 글을 쓴 작가는 폭력 속에 방치된 아이들을 향해 메시지를 보낸다. 각종 사고에 연루된 아이들의 증언은 중요하다고 하면서 '나이가 두 배나 많은 사람들의 실패' 때문에 희생당하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한다. 무한한 응원과 지지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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