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좋음을 내일로 미루지 않겠습니다 -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기 위해'
오지혜 지음 / 인디고(글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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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행복을 조금씩 잡아내는 일상을 그려낸 에세이로 현재, 오늘, 지금을 이야기한다. 좋아하는 일을 더 좋아하기 위해 잠시 멈춘 작가의 이야기는 친숙하다. 바로 나,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므로. 에세이를 읽다 보면 저자와 비슷한 점이 전혀 없을 때도 있고 2분의 1 정도는 비슷하다 싶을 때가 있다. 물론 후자의 경우에 쉴 새 없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어쩌면 이렇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적절하게 표현해 냈을까 하고 대리 만족을 하면서. 이 책도 그런 경우라 슬쩍슬쩍 웃으며 읽었다. 성격이 어쩜, 생각이 어쩜!

사람들은 흔히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걸 당연하다고 한다. 노는 건 언제든 할 수 있고 연애는 지금이 아니어도 가능하다고. 하고 싶은 건 언제든 할 수 있다고. 그러므로 지금은 공부할 때, 일할 때, 미래를 준비할 때라고 말이다. 저자가 그린 만화를 보며 예전에 하던 생각을 떠올렸다. 그렇다면 언제는 언제일까? 좋아하는 것은 언제든 할 수 있으니 지금은 다른 걸 해야 할까? 지금은 조금만 지나도 지금이 아니게 되는데? 미래에 자신이 원하는 행복이 확실히 그 자리에 있으리라고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나름의 결론은 이미 내린 상태지만 생각할수록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일에 큰 이유를 붙이지 않고, 소박한 즐거움을 누리며 행복해하고, 사는 건 무던해지는 과정이라 생각하는 모습이 좋다. 마스다 미리의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뭐지?>를 읽고 나서 이런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 생각했다는 저자가 더없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행복은 미룬다고 나중에 더 크게 다가오는 게 아닌 것 같다. 오늘 행복을 찾고 내일 행복을 찾다 보면 나중엔 더 쉽게 행복을 만날 수 있는 게 아닐까. 저자도 그런 의미로 이렇게 말했겠지. 오늘의 좋음을 내일로 미루면서 살지 않겠다고. 책을 읽고 나면 좋음을 누려야 하는 날들이 무수히 많음에 행복해지고 중요한 건 지금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 글 중간중간 네 컷 만화가 나와 더 재밌다.

살면서 대단한 무언가가 있으리라고 기대한 것들은 다 이런 식이었다. 내가 바라던 게 실은 내가 바라던 게 아니었다는 것. 대단한 무엇이 필요치 않았다는 것.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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