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힘들지? 취직했는데 - 죽을 만큼 원했던 이곳에서 나는 왜 죽을 것 같을까?
원지수 지음 / 인디고(글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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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책으로 만났던 글이 책으로 나왔다. 직장인 사춘기에 접어든 이들이 보면 좋을 내용이 많다. 책장을 넘길수록 취직을 준비하며 수없이 이력서를 쓰고 자격증을 따면서 원하는 회사에만 들어갈 수 있다면 열정적으로 일하겠다고 다짐했던 날들이 떠올랐다. 그때는 오직 회사원이 되는 것이 꿈이었으나 막상 꿈이 이루어지고 보니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늦게 퇴근하고 일찍 일어나면서 체력은 바닥이 나고 반복되는 업무는 점점 지겨워졌다.

그토록 바라던 자리에 도착했는데 왜 힘이 들었던 걸까. 어느새 사직서를 품에 넣고 다니며 여차 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리라 생각하면서 꾸역꾸역 일을 해나갔다. 아무래도 이 회사가 나와 맞지 않는 것 같다 생각하며 이직을 꿈꿨다. 어디든 이보다 못하랴 단정하면서. 그런데, 일하면서 이직 준비를 해 다른 회사로 가니 또 다른 문제들이 나를 반기는 것이 아닌가. 또다시 적응기를 거치며 생각했다. 회사원은 체질이 아닌가 보다. 지금에서야 느끼는 것이지만 행복의 기준을 제대로 잡지 못했기에 갈팡질팡했던 시기가 길었던 게 아닌가 싶다. 체질을 탓할 게 아니라 관점을 달리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을 늦게나마 깨달아 다행인 걸까.

 

저자의 취직, 이직, 퇴사에 대한 글을 보면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내용이라 생각했다. 꺼내지 못하는 사직서를 품고만 다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만 그렇게 힘든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이직한 이를 부러워하며 내 자리를 초라하게 느꼈던 과거의 나 자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글이 많아서 꼼꼼하게 읽었다. 어디서 일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일하느냐가 중요함을 알았다면 내가 있는 자리를 탓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만족감을 찾을 것인지 고민해보지 않았을까. 일을 통해 어떤 사람이 되려고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봤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취준생이었을 때 회사원이 꿈이었던 것처럼 회사원일 때 이직을 꿈으로 삼는다면 어디를 가든 힘든 것은 마찬가지이다. 저자의 말처럼 꿈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 되어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 일하면서 앞으로 나아갈지, 내 삶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생각하면서 회사 생활과 여가를 조화롭게 유지할 때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실현할 수 있을 듯하다. 출근하면서 가끔 생각해보면 좋겠다. 내가 일 년, 이 년, 오 년 뒤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지를.

‘그만두겠다‘는 선택은 종점이 아니라 시작점이다. 무언가를 그만두는 순간, 그를 ‘그만둔 이후의 삶‘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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