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창의적이다 (양장) - 진짜는 빈손들이 만들었다
권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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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고 좌절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무력함을 느끼는데 이런 심리를 심리학에서는 '학습된 무력감'이라 지칭한다.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좌절하고 자신감을 잃어버리며 앞으로도 자신의 일이 잘 안 풀릴 것이라 지레짐작한다. 손을 대봤자 실패할 확률이 높으리라 믿고 있으니 기회가 와도 시도해보지도 않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움츠러든 마음 때문에 눈앞에 기회가 찾아와도 쉽게 포기해버리게 되니 악순환이 반복되기만 한다. 그러나 저자는 그럴수록 두려워하거나 주저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절박한 상황을 기회로 삼아 자신의 잠재력을 일깨운 사람들의 사례를 들면서 평범한 사람들이 발휘하는 능력을 평가절하할 수 없도록 만든다.

지식을 모으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저 모으기만 하는 행위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으므로 그 속에서 현재 필요한 것들을 추출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역량이 중요하다. 그러자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이는 보통 생각하듯 '대단한' 능력이 아니다. 분명한 목적을 향해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있는 것을 활용해 창의력을 발휘한 사람들은 특별히 두뇌가 뛰어나거나 풍족한 재화를 보유하고 있었던 이들이 아니다. 저자가 '빈손의 창조자'라 일컫는 사람들은 세상에 없던 대단한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지도 않았다. 새로운 소재에 그림을 그린 화가 김중섭과 김환기, 부족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크게 키운 마윈, 아주 적은 돈으로 우주선을 만든 애덤 쿠드워스, 소비자에게 조립을 맡기는 이케아 등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가 사실상 어렵지 않음을 보여준다.

천재가 아니라고, 막대한 부를 지니지 못했다고 부끄러워할 필요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무에서 유를 만들고자 하기보다는 있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는 마음이 중요하다. 앞이 막힌 듯 느껴질 때 저자가 인용한 강희맹의 문장을 기억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사람은 곤경에 부닥쳐 지혜를 짜내고 곤란으로 인해서 지혜를 이룬다' 절박함을 무기 삼아 모든 상상력을 쏟아부을 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길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하니 저자의 말처럼 '잠재력이 최고의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한 가지 일을 여러 각도에서 생각할 수 있는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할 듯하다. 완벽하게 모든 걸 갖추고 새로운 일을 추진하고자 하는 대신 현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며 빈손으로 이뤄낸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는 게 어떨까. '창의성'이라는 단어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는 데서 긍정적인 결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어떤 것, 전혀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의미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혁신이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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