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 드립니닷 - 모든 상상이 그림이 된다

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 -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 키크니의 주문제작 만화
키크니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3월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키크니라는 일러스트레이터가 있다. 그는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사람들이 단 댓글을 그림으로 그려내고 있다. 일명 주문 제작 만화이다. 사람들은 고민이 많다. 떨칠 수 없는 걱정, 근심에 밤을 새우기도 한다. 다른 사람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런 고민들은 당사자에게는 크나큰 바위만 한 무게로 다가온다. 혼자만 떠안고 있던 걱정들을 키크니에게 털어놓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곧 해결책을 찾게 될 것이다. 그것도 아주 간단하게.

이 책에는 인스타에서 그려낸 그림들이 실려 있다. 일상, 소망, 사랑, 상상 등으로 주제가 나뉜 그림들에는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과 공감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갖가지 질문에 찰떡같이 어울리는 그림을 이렇게도 재미있게 그려 내다니. 무엇이든 그려 내는 작가의 순발력과 창의력이 부럽기만 하다. 어디선가 창의력을 계발하는 비법이라도 전수받은 걸까. 계속해서 새로운 해결책을 생각해 내고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닐 텐데 신기하기만 하다. 그림을 통해 웃음을 전한다는 생각이 이렇게 많은 공감을 이끌어낼 줄 작가는 알고 있었을까. 굳어진 마음을 풀게 하는 데 웃음만큼 좋은 게 없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회사원, 취준생, 주부, 학생, 아이 등 댓글을 남긴 모두는 그림을 보는 순간 사르르 녹는 마음을 느꼈을 테다. 작가가 그린 그림처럼 그 모든 걱정은 다시 쌓일지언정 영원토록 제자리에 딱딱하게 굳어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저 우리는 마음의 짐이 어느샌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닫고 위안을 얻은 뒤 다시 한 발을 내디디면 될 일이다. 반전 개그 만화가 앞으로도 멋진 활약을 해주리라 믿는다. 우리에게 또 걱정이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고민이 있다면 키크니에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