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기본 - 의식주 그리고 일에서 발견한 단단한 삶의 태도
마쓰우라 야타로 지음, 최윤영 옮김 / 인디고(글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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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면 옷을 장만한다. 습관적으로 옷장을 옷으로 채워 나간다. 그런데도 입을 만한 옷이 없다고 느껴지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작년에 입은 옷을 몸에 대보면 왜 이리도 안 어울리는지 모르겠다. 분명히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산 옷일 텐데. 답은 이미 알고 있다. 유행하는 옷을 너도 나도 입으니 내게도 어울려 보였던 것일 테다. 점원의 부추김과 옷 가게 조명도 한몫했을 테고. 귀도 얇고 선택을 잘 못하기도 하는 성격 때문에 옷뿐만 아니라 다른 물건들을 사고도 후회한 적이 많다. 이건 다른 누구의 탓도 아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나 자신의 태도에서 비롯되는 결과일 뿐이다.

 

문제를 인식하면서도 여전히 후회할 행동을 하는 악순환을 이제는 끊어야 할 필요를 느낀다. 남들을 지나치게 신경 쓰면서 사는 생활이 전혀 즐겁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는 다른 이들이 봤을 때 좋은 것이 아니라 내게 만족감을 주는 것들을 입고 쓰면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나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그것을 알고 싶으면 우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났다. 저자는 나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무엇을 먹고 입으며 어디에서 생활하고 어떻게 일을 하느냐 하는 것들이 나를 규정하며 이를 통해 나다운 게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 대해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었던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여러 물건들을 쌓아 놓고 후회하면서 버리고 다시 사들이던 나날들이 절로 떠오른다.

 

반면 저자는 작은 물건 하나를 살 때도 대충 고르는 법이 없고 절대 충동적으로 어떤 일을 하지 않는다. 자신의 성격과 가치관을 잘 파악해 그에 딱 맞는 기준을 세우고 그 속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그가 행복해 보인다. 그는 이야기한다. 이 책의 목적은 기본에 대한 답이 아니라고. 한 사람의 기본을 살펴보면서 나의 기본은 어떤 것일지 생각해 새로운 나다움을 찾아가라고 말이다. 꼼꼼하고 계획 세우기를 즐기는 그와 나는 전혀 다른 성격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기준에 맞춰서 나를 바라볼 필요는 없다. 다만 기본을 찾는 방식은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내게 무엇이 어울리는지, 무엇이 만족감을 오래 느끼게 하는지 하나씩 확인해가는 과정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겠지만 온전히 나만을 위한 것이므로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나 자신에게 좋은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나다움을 드러내는 옷차림을 하고 나만의 규칙을 만들어 일을 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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