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 - 자연의 아름다운 무늬

봄 여름 가을 겨울 - 꽃과 잎이 그려 낸 사계절 이야기 ㅣ 꽃잎과 나뭇잎으로 그려진 꽃누르미
헬렌 아폰시리 지음, 엄혜숙 옮김 / 이마주 / 2019년 1월

나뭇잎과 꽃잎, 열매와 씨앗 등의 식물로 사계절을 아름답게 표현한 책이에요. 식물을 눌러서 만든 꽃누르미 그림책이라고 하네요. 압화라는 단어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꽃의 수분을 제거하고 눌러 말린 평면적 장식의 꽃 예술'이라는 뜻의 꽃누르미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네요. 단어가 참 예뻐요.

표지의 왜가리부터 예사롭지 않아요. 처음 봤을 때는 물감으로 그린 그림인 줄 알았는데 식물로 표현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 속의 벌, 나비, 새, 토끼, 사슴 등이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졌어요. 갖가지 나뭇잎과 꽃잎, 깃털, 씨앗 등이 그 재료가 되었지요. 그 무늬가 각각 다르고 독특합니다. 식물을 눌러서 얇게 만드는 과정도 보통 정성이 들어가는 게 아닌데 거기다 정교한 모양으로 식물과 동물을 만들어 내었으니 보통 노력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작은 꽃으로 만들어진 벌집에서 꽃과 잎으로 만들어진 벌이 일을 하고 있어요. 화려한 무늬를 자랑하는 버섯들은 꽃잎과 씨앗으로 만들어졌네요. 그뿐인가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분위기도 잘 표현해냈어요. 이 책을 통해서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을 느끼길 바란다는 작가의 바람은 모든 독자들에게 그대로 전해질 거예요. 섬세한 식물로 그림을 그린다는 생각을 한 작가는 정말 창의력이 뛰어난 것 같아요. 이런 그림들을 보면서 아이들도 그림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