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다녀와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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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동물들이 전하는 여행에 대한 생각들이 담긴 책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나오는데 여행을 바라보는 시선이 각기 다르다. 무작정 떠나는 코끼리, 계획대로 떠나는 까치, 계획만 세우다 떠나지 못하는 달팽이 등은 우리 모습과 꼭 닮아 있다. 자신의 모습을 대입해 읽으면 더 와닿을 이야기들이다

동물들은 혼자 떠나기도 하고 친구와 여행을 하기도 한다. 단짝으로 보이는 개미와 다람쥐는 여러 차례 여행을 함께 하는데 여행지의 풍경에 실망하기도 하고 모험을 하기도 하고 특별한 일을 하지 않고 여유를 즐기기도 한다. 이들은 여행의 묘미를 깨달았을 것이다. 모든 여행이 좋을 수는 없고 꼭 뭔가를 얻기 위해 떠나는 건 아니라는 것도.

가장 중요한 건 여행길의 끝이 집으로 이어진다는 사실 아닐까. 빨간머리 앤의 말이 떠오른다. 언젠가 다이애나의 할머니가 앤과 다이애나를 콘서트와 멋진 레스토랑에 데려간 적이 있다. 꿈만 같은 며칠을 보낸 앤은 집으로 돌아와 정말 굉장했다고, 잊지 못할 일이라고 하면서 이 말을 덧붙인다. "제일 좋았던 건 집으로 돌아오는 거였어요."

집에서 출발해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 이것이 여행이다. 나를 기다리는 사람, 나를 기다리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 아닌가. 우리는 이 안온한 공간에서 얼마든지 또 다른 여행을 꿈꿀 수 있다. 여행을 떠난 이들이 힘들 때 기억하면 좋겠다. 이 말을. "잘 다녀 와. 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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