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다은
심다은 지음 / 더퀘스트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한 달 전쯤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본 'todaydaeun'이라는 계정에 마음을 뺏겨버렸다. 동글동글 귀여운 그림체가 우선 마음에 들었고 일상이 담긴 그림 일기가 참 좋았다. 책이 나왔다는 소식에 반가워서 집어들었는데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의 내용이다. 못 봤던 부분이라 읽는 재미가 있다. 그림체가 변하는 과정도 볼 수 있어 흥미롭다. 하루에 있었던 일을 몇 글자 적는 것도 귀찮아서 일기장을 밀쳐놓은지 오래인데 이렇게 그림과 글로 일기를 쓰는 사람을 보니 대단하기도 하고 어쩌면 이렇게 그릴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지 신기하기도 하다.

오늘도 별다를 것 없는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면 나중에는 정말 특별했던 일만 몇 가지 기억에 남게 될 것이다. 그때 이렇게 생각하겠지. '나의 하루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사실 지금도 올해의 열한 달이 모두 어디에 갔는지 궁금하다. 그러나 작가는 '평범한 오늘도 특별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무엇을 먹고 어디에 가고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가 고스란히 담긴 그의 일기를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책장을 넘기면서 느낀다. 작은 일들이 모여 하루를 이루듯 우리의 삶도 평범한 것들이 모여 이루어내는 것이란 걸.

일기를 쓰면서 자신이 무슨 일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고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이해하고 인정하게 되었다는 작가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남들을 생각하며 신경썼던 시간에서 벗어나 자신의 이야기만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그 자체로 귀중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나에게 들려주는 내 이야기이니만큼 꾸밀 필요도, 과장할 필요도 없으니 마음도 편해지지 않을까. 꾸준히 일기를 쓰는 사람은 시간이 허무하게 지나갔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 같다. 작가의 일상을 통해 즐거음, 슬픔, 고민과 갈등이 교차하는 현재를 돌아보게 된다. 이제부터는 언제든 볼 수 있는, 나의 이야기를 조금씩 남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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