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 도구 도감 - 일러스트로 보는 모든 부엌 도구에 관한 설명서
앨런 스노 지음, 서지희 옮김 / 그린라이프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부엌 도구 도감>은 부엌의 모든 것을 그린 책이다. 요리할 때 쓰는 각종 도구들의 그림이 실려 있는데 그림 옆에는 각 도구에 대한 설명이 있어 도구는 물론 그 배경지식도 얻게 된다. 칼과 채칼, 분쇄기 등 여러 가지 도구의 종류와 고르는 방법, 이를 이용해서 만들 수 있는 음식까지 나와 있어서 알고 싶은 기구를 먼저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이 책에는 도구 사용법, 각종 음식 조리법, 음식 보관법까지 없는 게 없다. 요리를 할 때 사용하는 도구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그림을 보고 사용법을 읽어보면서 관심이 많이 생겼다.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서 먹고 싶은 음식을 좀 더 편리하게 요리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는 갖춰 놓는 게 좋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책장을 넘기다 초콜릿 만드는 방법에 눈길이 붙박였다. 습식 분쇄기가 있으면 초콜릿 만드는 것이 식은 죽 먹기라니 당장 하나 장만하고 싶어진다. 다양한 커피 만드는 법도 실려 있어 가끔 집에서 카페 분위기를 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커피와 우유의 비율을 잘 맞춰서 카푸치노, 플랫화이트, 마키아토를 한 가지씩 만들어 봐야겠다. 커피와 어울릴 만한 컵도 장만하고서. 책을 읽으면서 밀크셰이크가 19세기 후반에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알코올을 넣었다고 하는데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 우유, 과일 시럽, 아이스크림과 엿기름가루, 알코올 음료 등의 재료를 넣고 만든 밀크셰이크는 달콤했겠지. 지금 판매해도 꽤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사라진 메뉴라 아쉽기만 하다. 누군가 이 책을 보고 사라진 음식들을 개발하기를 바라는 건 너무 큰 꿈일까.

요리에 얽힌 역사적이고 과학적인 정보들, 부엌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찬찬히 읽고 있자니 은근히 재미있다. 공들여 그린 일러스트는 여러 번 봐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엄청나게 많은 도구 하나하나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이 더 궁금해진다. 다만, 이 책의 부작용은 한 번도 만들어보지 않은 음식을 만들고 싶게 하는 데 있다. 롤케이크, 캐서롤, 그라니타 등을 왠지 잘 만들 수 있을 것만 같은데 꼭 필요한 도구를 알게 됐다는 뿌듯함이 부른 결과가 아닐런지. 한정된 부엌의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궁리하는 것도 이렇게 흥미로운 일이었구나. 어떤 도구를 어디에 배치할지 생각하다 나중에 집을 옮기게 될 때 부엌 구조를 세밀히 살펴봐야겠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친다. 앞으로 점점 부엌에 있는 시간이 즐거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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