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갑니다, 편의점 - 어쩌다 편의점 인간이 된 남자의 생활 밀착 에세이
봉달호 지음 / 시공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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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 자주 가는 편이다. 출퇴근 길에 들르기도 하고 간식거리가 생각날 때 바로 달려가기도 한다. 집 근처에 편의점이 없다면 아주 불편하지 않을까. 커피, 초콜릿, 과자 등 간식거리부터 샌드위치, 삼각김밥, 도시락 등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음식까지 없는 게 없는 편의점은 갈 때마다 어딘가 조금씩 바뀌어 있어 친숙하면서도 새롭다. 신제품 구경을 하다 하나씩 사와서 맛보는 재미가 있어 편의점에 자주 가게 된다. 거기다 늘 반갑게 인사하는 점주님과의 짧은 대화도 편의점에 가는 횟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주로 신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어쩔 때는 새로운 초콜릿이 들어왔다고 귀띔해 주시기도 한다. 갈 때마다 초콜릿을 사는 걸 기억하시는 것이다. 이 분은 나를 '항상 초콜릿'쯤의 별명으로 부를 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저자처럼.

편의점을 운영하는 일이 보통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책을 읽고 나니 상상보다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하는 업종이구나 싶다. 수많은 제품들을 적절한 자리에 배치하는 것은 물론, 계절별, 시기별로 쏟아져 들어오는 행사 제품들을 관리하는 것부터 재고정리를 하고 전산에 입력하는 일까지 업무량이 많아 잠시도 쉴 틈이 없어 보인다. 물론 저자가 남들보다 부지런한 탓도 있다. 안 해도 그만인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만족도를 높이고자 노력하는 것은 사서 하는 수많은 고생 중 하나에 불과하다. 손님 입장에서는 편리하니 자연히 찾게 되는 편의점이 되겠지만 이득을 따져 보았을 때 그리 수지타산이 맞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어쩌랴. 점주가 자기 편의점에 애정을 가지고 고객 중심의 가치관을 고수하고 있는 것을.

혹시 편의점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이 책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친화력 있는 점주가 세심하게 손님들을 대하는 중간중간에 짬짬이 쓴 이 글들을 보면 금세 궁금증이 풀릴 테니까. 편의점 점주의 입을 통해 편의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들으니 얼마나 실감나는지 모른다. 어쩌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사람치고 편의점에 푹 빠져 사는 모습이나 매장 동선, 진열 방법 등을 끊임없이 연구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에너지를 얻게 되는 기분이다. 이런 기분 좋은 파급력이 널리 퍼졌으면 한다. 계절의 바뀜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게 되는 그 공간에서 저자는 오늘도 무슨 글이든 쓰고 있겠지. 책 중간에 잠시 언급됐던 그의 옛 시절에 대한 이야기도 길게 풀어놓으면 꽤 재미있을 것 같은데 다음에는 그런 내용이 담긴 책이 나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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