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그녀의 꽃들
루피 카우르 지음, 신현림 옮김 / 박하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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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그녀의 꽃들>에서는 <밀크 앤 허니>에서 이야기했던 상처와 사랑, 이별과 치유를 포괄하면서 정체성, 여성성, 트라우마, 혁명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민자의 딸로 살아가는 세상을 노래하는 시들은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쉬쉬하며 묻어둔 이야기들을 꺼내 제대로 보여주며 올바른 사랑과 힘이 어떤 것인지를 일깨운다. 흘러가는 세상을 붙들어 자세히 들여다보게 만드는 시들은 담담한데도 힘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세월이 흐르는데도 변하지 않는 것들을 생각해본다. 사람이 사람에게 행하는 신체적, 정신적 폭력은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도 여전히 인종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횡행하고 있다. 그 속에서 특히 여성에게 가해지는 압력과 차별은 그칠 줄을 모른다. 남성과 여성이 각각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데도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당하는 폭력은 태아 살해, 유아 살해 같은 목숨에 관계된 일은 물론이고 학교, 직장 내에서의 크고 작은 차별로 버젓이 실현되고 있다. 일상에서 겪는 일들을 당연하다고만 생각하고 폭력이라고 인지하지 못한다면 이런 일들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 자명하다.

우리는 유한한 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생명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마땅하지 않을까. 여성이든 남성이든 상대를 나보다 못하다고 여길 이유가 없으며 폭력을 그대로 방치해야 할 이유도 없다. 방문자로 온 세상이니 정원에 온 것처럼 즐기자는 작가의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임을 깨닫고 좀 더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머리 맞대고 생각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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