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좀 재미있게 살자 - 어느 카피라이터의 여행 요령기
송세진 지음 / 서랍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16년 내공의 여행이야기라니, 단숨에 호기심이 생겼다.

여행, 순례, 떠남.. 따위의, 여행기라면 의례 따라붙는 단어하나 없이

'나도 좀 재미있게 살자'라니, 나두요....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카피라이터 출신 저자는 이 책을 여행요령기라 칭했다.

여행 요령을 담은 책?

얼른 주방으로 달려가 얼음 들이부은 냉커피 한잔을 만들어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오렌지색 바탕에 얹힌 하얀 트렁크를 보니, 퓨~ 한숨부터 나온다.

책을 펼쳐보기도 전에 떠나고 싶게 만들면 어쩌자는 거냐!

 

여행요령기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여행이야기만 줄줄이 풀어놓아, 떠나지 못하는 못하는 이들에게 한숨과 좌절감만 안겨주는 여행자랑기가 아니다.

언젠가 떠나는 그날을 대비해, 최고로 귀하고 멋진 여행을 만들기 위해 16년 묵은 여행비법들을

모아놓았기에 작가의 말대로 여행요령기라 불러도 되겠다.

<파트 1, 부딪히는 요령> 편에서는 쫄지 않는 요령, 용기를 모으는 요령을,

<파트 2, 즐기는 요령> 편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는 요령, 긍정의 힘으로 버티는 요령을,

<파트 3, 떠나는 요령> 편에서는 계획을 짜고, 티켓을 구입하는 등 여행 실전에 필요한 긴요한 요령들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여행 내공은 나도 좀..., 하며 여유롭게 읽다가 부랴부랴 책갈피에 포스트잇을 찾아 붙였다.

고수다!

물론 아주 사소한 분야의 고수이긴 하지만, 예를 들자면 샤워볼이 없을 땐 비닐봉지를 잘라

써라.. 정도의 몰라도 그만인 팁을 주는..^^

하지만, 몰라도 그만이나 알면 여행이 더욱 만만해지고 편해진다는 점~~

실제로 내가, 지난 여행길에 샤워볼을 공항에서 압수당한 적이 있다. 사기엔 너무 비싸고 맨손으로

샤워를 할려니 신통치 않은 참, 사소하게 불편한 여행을 했었다.

그러기에 이런 사소한 요령이야 말로 경험하지 않으면 터득할 수 없는 산지식(^^)이다. 

 

다양한 여행요령들은 저자의 지난 여행이야기 속에 녹아있어 자연스레 저자의 여행을 엿볼 수 있다.

여행요령이라는 특별한 테마로 분류되어 신선한 재미를 주기는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여정이 들쑥날쑥이어서

여행 자체의 감흥이나 감동에 집중하기는 어렵다.

테마별로 묶다보니 어쩔 수 없는 구성이기는 하지만, 한 제목에 한 가지 에피소드만으로 간추렸으면

여행이야기, 여행요령 모두 집중할 수 있지 않았을 까 하는 생각이 든다.

 

떠남으로 시작해 돌아옴으로 끝마치는 대개의 여행서에 비해, 이 책은 마지막 파트에 떠나는 요령을

실었다.

쓸만한 요령들 잘 익혔으니 준비는 됐겠지~ 그러니 이제 진짜 떠나라~~는 식의 구성이다.

이런, 스마트한 티켓 구입 요령도 알았으니 떠나야 하나?

여행가자고 조르는 책이라더니, 이 책 목표달성한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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