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인재혁명
정부효 지음 / 무한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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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아름다운 인재혁명>을 읽고 약간 기분이 상했다. 또 많은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그리고 사회성이 강한 여성은 남성성이 강한 사람이라는 이 책의 주장 때문이었다.
저자는 여성의 사회진출 기회가 많아진 현상을 묶어 남성이 강한 여성이라며 이를 '양성'이라고 말한다.
또 한발 더 나아가 기업이 양성 인재를 요구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연약한 여성을 기업이 좋아할 리 없다.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는 여성을 요구할 수는 있다.
그렇다고 그런 여성을 남성성이 강한 양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달지 않을 수 없다.
억척스럽게 일하면 여성이 아닌 양성인가.
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억척스럽게 일한 우리네 어머니는 남성이 강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일까.
오히려 여성이므로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과거 전문가가 대우받던 시대가 있었다.
이후 멀티플레이어가 대우받던 시대가 있었다.
그렇다고 지금 그들이 대우받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이젠 남성과 여성이 아닌 양성 인재가 대우받는다는 게 책의 요지다.
 
저자 정부효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명성을 떨치는 여성파워의 예를 들고 있다.
예컨대 미국 최초 여성 국무장관을 지낸 울브라이트와 오프라 윈프리쇼의 진행자인 오프라 인프리는 여성이면서도 남성성 때문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고 주장한다.
또 우리나라 가수 이효리의 춤과 노래를 통해 강한 로마전사를 느낄 수 있는데 이 또한 남성성을 적절히 이용한 경우라고 말한다.
이 같은 예를 들어 저자는 남성과 여성의 벽을 허문 양성성이 사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기업이 필요한 인재는 양성성을 갖춘 인재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저자는 직업에 여성과 남성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그의 주장을 강조한다.
백화점과 할인점 판매대에 남성이 등장하고 입대하는 여성이 늘고 있음을 사례로 들었다.
 
이 책의 주장대로 사회의 여성 진출과 제도적 변화 등은 이미 가시화된 바 있다.
메트로 섹슈얼이니 젠더리스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유니섹슈얼을 강조하며 남녀 모두 입을 수 있는 의류는 오래전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현재의 상황을 묶어 놓았을 뿐 그 이상의 것을 제시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
예컨대 울브라이트 미국 전 국무장관의 브로치 이야기를 꺼내면서 그의 외교력을 강조했다고 저자는 강조했다.
하지만 이 것이 남성성 또는 양성성과 어떤 관계가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은 양성을 띠고 있다는 일반적인 주장에 머물러 있다.
 
또 이 책을 읽은 후 드는 의문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은 남성성이 강한 것일까하는 점이다.
여성이 여자다워서는 성공할 수 없는 것일까. 이 책의 주장대로라면 여성이 남성성을 갖춰야 한다.
유리구두를 신은 신데렐라가 아니라 단화를 신고 뛰는 여성 아니 양성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나는 여자니까'라며 힘든 일과 험한 일 그리고 하기 싫은 일에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여성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유리구두를 신은 여성은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없는 것일까.
저자의 주장대로 가수 이효리가 남성성을 강조해 인기를 얻었다면 가수 하리수는 여성을 택해 자신의 길을 개척했다고 할 수 있다.
여성성을 강조해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또는 자신의 길을 개척한 경우는 수없이 많다.
 
전통적으로 '여성의 일' 또는 '남성의 일'이라고 여겼던 분야에 진출한 이성을 이상하게 여길 필요는 없어졌다고 봐야 옳다.
여성 분야에 진출한 남성은 여성성이 강해서, 남성 분야게 진출한 여성은 남성성이 강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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