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권하던 책입니다. 책 <나는 여기가 좋다>는 한창훈 작가의 여러 작품을 묶은 소설집입니다. 여러 작품 중에 책 제목과 같은 '나는 여기가 좋다'가 기억에 남습니다. 내용은 단순합니다.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일을 담은 작품입니다. 섬에서 생활해온 50대 부부가 배를 타고 낚시를 합니다. 오래전, 남편은 고깃배를 마련하면 한이 없겠다며 기어코 배를 샀습니다. 처음과 달리 세월이 갈수록 고기가 잡히지 않습니다. 배를 사면서 진 빚을 해결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배를 팔아 빚을 갚기로 했습니다. 배를 남의 손에 넘기기 전, 아내를 배에 태우고 마지막 낚시를 나온 것입니다. 부인은 섬을 떠나 자식이 있는 육지로 가겠다고 합니다. 남편은 만류합니다. 부인은 이혼을 해서라도 섬을 떠나겠다고 합니다. 부인은 육지로 나가지 않으면 평생 한이 될 것 같다고 합니다. 이들은 밤낚시를 마치고 항구로 돌아옵니다. 한창훈의 소설에는 사투리가 있습니다. 전라도 사투리가 강합니다. 작가는 전라도 출신이면서 고깃배를 탄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소설에는 바다가 주요 소재입니다. 섬과 바다와 사투리… 여기에 사람 냄새가 더해진 것이 그의 소설입니다. 그의 소설에는 손에 잡히는 결론이 없습니다. 독자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도록 합니다. 특히 삶을 반추하길 바라는 것 같습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툭툭 튀어오르는 어휘도 매력적입니다. 이런 단어도 있구나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만큼 저자의 입담이 셉니다. 이런 표현이 옳은지 모르겠습니다. 쫄깃쫄깃한 오징어를 씹는 맛. 진한 다방 커피를 마시는 맛. 한창훈 소설을 읽는 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