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반양장) 사계절 1318 문고 2
로버트 뉴턴 펙 지음, 김옥수 옮김 / 사계절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책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은 제목부터 끌린다.

원제목은 <A day no pigs would die>이다.

알듯 모를 듯한 제목이다.

어떻게 이런 제목이 나왔는지 알고 싶어 책 표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책에서 손을 놓지 못했다.

돼지 도살꾼인 아버지가 죽은 날이 바로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이다.

그 사실을 책 막바지에서 알 수 있다.

 

로버트가 이웃집 테너 아저씨네 암소의 출산을 돕는 장면으로 이 책은 시작된다.

그 대가로 테너 아저씨로부터 새끼 돼지 ‘핑키’를 선물로 받는다.

생애 처음으로 자기의 것을 갖게 된 로버트는 핑키를 가족처럼 대한다.

그러나 핑키는 임신을 하지 못한다.

결국 핑키는 도살된다.

핑키를 도살한 아버지가 미웠지만, 눈물을 보인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해가 바뀌어 로버트가 열세 살이 되던 해 봄 아버지는 세상을 떠난다.

아버지의 부탁처럼 로버트는 가족을 부양하는 어른이 된다.

나이는 어리고 세상을 녹록치 않지만, 로버트는 이미 소년이 아니다.

아버지의 무덤에서 발길을 돌리는 장면으로 이 책은 끝난다.

 

이처럼 줄거리는 단순하다.

또 원서나 번역서의 표지만 보면 동화나 우화 정도로 보인다.

그러나 이 책은 저자 로버트 뉴튼 펙(Robert Newton Peck)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그린 자전적인 작품이다.

1972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되어 현재까지도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오랫 동안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 중에 하나가 자전적인 사실에 바탕을 두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어른에게는 향수를 자극하고, 아이에게는 성장통을 전해준다.

성인은 그만큼 견뎌내야 할 아픔이 많은 존재다.

그 성장통을 겪지 않으면 성인이 될 수 없다.

이 책에서 로버트는 성장통을 지혜롭게 넘겼다.

이 책을 아이들과 같이 읽으면 좋은 이유이다.

 

1974년 <초원의 집(little house on the prairie)>이라는 미국 NBC TV 드라마가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방영됐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그 드라마가 떠오른다.

비슷한 시기, 미국 농촌을 배경으로 한 것 외에도 아이들의 시각이 담겨 있다는 점 때문이다.

책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은 아이의 시각이 예쁜, 드라마 같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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