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피할 때는 미끄럼틀 아래서 보림문학선 4
오카다 준 지음, 박종진 옮김, 이세 히데코 그림 / 보림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책 제목 <비를 피할 때는 미끄럼틀 아래서>를 보고 "과연 무슨 책일까"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 책은 동화다.
그럼에도 책 제목만 보아서는 무슨 내용일지 감이 오지 않았다.
책을 읽어보니 초등학생 10명이 한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이다.

한 일본의 작은 마을에 있는 허름한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 10명이 공원에서 야구 놀이를 시작했다. 
잠시 후 비가 오자 미끄럼틀 아래로 비를 피했다.
비가 그치는 동안 아이들은 이상한 아저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직업도, 나이도 알려진 바 없는 아마모리라는 아저씨는 신비의 대상이었다.
파이프담배를 즐기며 말이 없다.
5년 동안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지만 친한 사람도 없다.

아이들은 각각 아마모리씨에 관련된 신기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종이비행기를 타고 밤하늘을 날았다는 아이, 빈집에 들어가 넓은 바다를 만났다는 아이 등…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경험했다며 아이들이 이야기를 쏟아낸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 모든 일들을 아마모리씨가 한 일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은 아마모리씨를 마법사로 여긴다.
 
아마모리씨가 5년 만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다고 한다.
무서움의 대상이었던 아마모리씨에 대한 오해를 풀고 아이들은 감동적인 선물을 마련한다. 

 
책 내용은 이처럼 단순하다.
형식은 보카치오의 데카메론과 흡사할 정도이다. 
그런데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읽다 보면 기분이 묘해진다.
신비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다.
이 책은 초등학교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내용이 가득하다.
분명 상상의 폭을 넓혀줄 만한 소재들이 다양하다. 
 
어른들도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어른도 어릴 적이 있었다는 단순한 진리(?) 때문에라도 이 책은 어들에게도 좋은 회상을 선물한다.
저자도 '글쓴이의 말'에서 비슷한 말을 남겼다.
"누구에게나 '옛날'과 '앞으로'가 있다는 신기하면서도 당연한 사실을 깨달은 첫 번째 사건이었기 때문일까요."
저자 오카다 준은 판타지 동화를 주로 쓴 작가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을 읽으면 행복해진다.
마법에 걸린 듯 신비하게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