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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굴기 강대국의 조건 - 일본 - 21세기 강대국을 지향하는 한국인의 교양서
CCTV 다큐멘터리 대국굴기 제작진 엮음 / 안그라픽스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지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과거에는 우리나라 문물을 배워갔다는 일본. 그래서 항상 전통과 문화 면에서 우리보다 한 수 아래라고 여겼던 일본. 그래서 ‘왜놈’이라는 말까지 써가며 비하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런 일본이 어떻게 세계적 강대국이 되었을까.
이 의문의 해답을 책 <강대국의 조건_일본편(원제, 대국굴기)>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 CCTV가 3년 동안 제작해 만든 12부작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책으로 만든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 제작진이 포르투갈ㆍ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미국편과 함께 만든 총 8권 중 한 권이다.
불과 150년 전만 해도 쇄국정책을 펴고 있던 일본은 미국의 선박 4척의 접근으로 문호를 개방하기 시작했다. 막부시대가 막을 내리고 1868년 메이지 유신 시대가 열렸다. 이때부터 일본은 서양 강대국을 시찰하면서 자국의 여러 체계를 서양과 같은 수준으로 갖추려고 노력했다. 교육과 헌법은 물론 산업 등 다양한 부분에 서양의 발달된 문물을 받아들였다. 서양을 시찰하면서, 아시아가 아니라 세계를 상대로 국력을 키워야 한다는 분위기가 자국 내에 팽배했다. 이때 일본의 군국주의가 최고조에 달한다. 일본은 중국과 조선 등 아시아 국가들을 자국의 세계 진출의 발판으로 여겼다.
일본은 북으로는 조선, 중국, 러시아, 멀리는 영국 등으로 진출을 꾀했다. 또 남으로는 대만, 필리핀까지 진출했고 심지어 호주까지 위협했다. 세계 정복을 꿈꾸는 일본은 세계 2차 대전을 계기로 패망한다. 그러나 평화헌법을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경제적 부를 챙긴다. 메이지 유신 100년 만에 일본은 미국과 구소련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으로 자리매김 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을 일본이나 우리나라가 펴냈다면 주관적인 관점이 녹아들 수 있다. 물론 일본과 불행한 과거를 경험한 중국이긴 하지만 제3국이 본 일본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은 정색하고 일본의 과거를 열거했다. 우리가 과거 학교에서 배워왔던 일본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이 어떻게 자국을 위해 활동했는지 비교적 객관적으로 알 수 있다.
이 책의 각 단원 말미에는 일본의 유명 학자와 관계자들의 인터뷰가 붙어있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책 내용을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또 사실을 더욱 분명하게 하는 구실도 한다.
이 책은 일본의 가까운 과거부터 현재까지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일본이 강대국이 된 배경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이 책의 표지에는 ‘21세기 강대국을 지향하는 한국인의 교양서’라는 글귀가 있다.
<인상 깊은 구절>
8월10일 새벽, 일본 천황이 결단을 내렸다. 일본 정부는 스위스와 스웨덴에 일본이 ‘포츠담 선언’을 받아들인다는 소식을 미ㆍ영ㆍ중 3개국에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 8월12일, 미국ㆍ영국ㆍ중국ㆍ소련 4개국이 “투항 순간부터 일본 천황과 일본 정부의 국가통치권력은 동맹국 최고통수부의 명령에 따라야 하며, 이본 천황은 일본 정부와 제국 배본영(일본 천황 직무 최고통수부)이 투항 조약에 서명할 것을 보장하고, 일본의 육해공군 전체에 전투 중단과 무장 해제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4개국의 최종 회의에서 반전이 출현했다. 일본 육군대신 아나미 고레치카가 천황의 ‘종전 조서’를 수정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천황이 조서를 녹음한 후 10시간 동안 가장 보수적인 군국주의자들이 광분하여 황국을 포위한 뒤 군사정변을 일으켜 방송국을 점령하는 등 투항을 저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8월15일 정오, 수많은 일본인들이 라디오에서 전해지는 낯설고도 기괴한 소리를 들었다. “짐은 세계의 대세와 제국의 현 상황을 감안하여 비상조치로써 시국을 수습코자 충량한 너의 신민에게 고한다. 짐은 제국 정부로 하여금 미국, 영국, 중국, 소련 4개국에 그 공동 선언을 수락한다는 뜻을 통고하도록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