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전두환 - 전2권
백무현 글, 그림 / 시대의창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05년 '만화 박정희'로 관심을 모았던 백무현(44) 화백이 이번에는 '만화 전두환'(1,2권)을 냈다. 백화백은 필자와 인터뷰에서 "박정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전두환 정권까지 군부독재 시기를 마감하는 의미에서 만화 전두환을 냈다"라고 말했다.
그는 "12ㆍ12사태, 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민주항쟁 등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을 만화로 표현했다. 이 시절을 살았던 부모들의 삶을 청소년들이 이해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 책은 1979년 10월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게 총을 맞아 사망한 장면부터 시작된다. 이후 광주민주화운동, 삼청교육대, 언론통폐합, KAL 폭파사건 등 굵직하면서도 암울한 역사를 조명한다. 또 김대중, 김영삼, 김근태, 노무현 등 재야인사들의 정치적 갈등도 짚었다. 이 책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구속되고, 다시 풀려나 골프 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현재 <서울신문> 만평 화백인 저자는 이 책을 위해 2년 동안 시나리오를 짜고, 4개월 동안 작업실에 틀어박혀 만화를 그렸다.

백화백은 이 책에서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도 건드렸다. 당시 조선일보 방우영 사장이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무릎까지 꿇으며 "각하, 제 술 한 잔 받으시죠"라고 말한 일화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1989년 10월26일 일부 언론사 사장들이 청와대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과 만찬을 즐기는 자리였다. 이때 김병관 당시 동아일보 사장은 "각하, 각하 하는 것은 옛날 호칭 아닙니까"라고 비난했다. 이어 방사장과 김사장이 티격태격 싸우는 장면을 뒤로하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자리를 슬그머니 피하는 모습을 보인다. 정부가 언론을 어떻게 길들였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모습이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민주화 과정을 그리면서 미국과 일본의 직·간접적인 간섭을 지적하기도 했다. 1983년 KAL기 폭파 사건에 미국이 개입했다는 것이나 1980년 8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세지마 류조라는 일본 전술가에게 민심을 정치에서 떼어놓을 방법을 묻는 것이 그것이다. 이후 국풍 81이라는 국가차원의 축제 행사와 프로야구 등이 등장한다. 정치로 향한 국민의 눈길과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것이었다.
 
광주민주화운동 등 국민의 피를 밟고 정권을 잡은 대통령이 그 정권을 집권하기 위해 상식 이상의 계략을 꾸민 내용을 저자는 이 책에 담았다. 저자는 이후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만화도 구상중이라고 했다.
 
저자는 "광주민주화운동을 아는 청소년이 10명 중 5명도 안 되는 현재 이 책을 통해 부모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려주고자 한다"라며 근대사를 만화로 풀어놓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긴 시대를 책 두 권에 그것도 만화로 풀어내다보니 시간이 압축되거나 큰 사건이 작게 처리된 부분은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책 '만화 전두환'은 최근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화려한 휴가'와 맞물리며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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