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생각의 반란!
대니얼 카너먼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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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관한 생각이라는 책을 처음 만난 것은 고영성 작가님의 책을 읽었을 때 였다. 우리가 알고 있고, 알고 있다고 믿고 있던 경제를 파헤칠 때 적용할 수 있는 생각의 함정들과 오류를 풀어낸 '명저'라고 소개했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꼭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제 작년 2018년에 알라딘에서 구매했었다. 책상 귀퉁이에 매번 꽂혀 있었던 이 책을 읽겠다고 결심한 것은 해도 바뀌고, 내가 목표로 했었던 것을 꼭 이루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생각에 관한 생각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었던 것에 대한 반기를 들고, 우리의 생각을 빠른직관과 느린 이성으로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시스템1과 시스템2의 상상의 존재를 글로써 풀어내고, 다양한 사례와 예시를 통해서 독자를 이해시키는 책이었다.



행동경제학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던 나에게 이 책이 주는 신선한 충격은 상상을 초월하였다. 이콘(호모 이코노미스트)과 인간의 대결처럼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사람들(인간)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그에 수반되는 근거와 연구 자료들은 독자가 그전에 갖고 있던 생각에 대한 생각들을 뒤집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처음에는 어려웠다. 이 책이 얘기하고자 하는 이야기, 주제, 단어, 키워드 등은 사전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특히나 어려웠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어렴풋하게 이해가 됐던 것들이 확실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이 책을 한 번에 100% 이해했다고 말하면 거짓이다. 왜냐하면 광범위하면서도 내가 알고 있었던 지식과 생각들이 부정당하거나 인지적 불완전함을 겪어야 하기 떄문이다. 닻내림효과(Anchor effect),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 점화효과, 첫인상, 평균으로의 회귀, 직관적 예측의 오류, 적은 숫자의 법칙, 가용성 폭포, 행복경험, 기대효용, 위험 회피 성향, 손실기피, 감정프레임, 옵트인-아웃(opt in-out), 경험효용, 경험자아, 기억자아, 시간사용, 역전, 베르누의 오류 등 무수히 많은 경제학 용어와 이론들이 등장한다.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들여서 이 책을 읽어야할 것으로 생각하며, 비전공자인 사람들이 이 책을 교양서로써 100% 이해하려면 적어도 3회~5회를 읽어야 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한다.



인간은 이콘이 아니라 감정을 가진 동물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이다. 그래서 기존의 경제학으로 설명하기 힘든 사건과 사고들을 경제학에 '심리'를 접목시켜서 행동경제학으로 발전시킨 것이라 이해하면 될 듯 하다. 심리학적인 접근으로써 그 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일들이(레밍효과) 서서히 이해되기 시작했고, 그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넓어졌다고 나 스스로가 자화자찬(?)할 수 있었다. 다만 제2의 무지, 내가 모르는 것을 모른다는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의심하고, 끈임없이 자신의 지식적 볼륨을 넓혀나가야 한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 없이 동의한다. 뉴스를 볼 때 이를 접목하니 참으로 좋았다. 어떤 성향을 가진 뉴스매체인가에 따라서 '사실'을 전달할 때 왜곡된 태도를 가지고 대중에게 전달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 사실: 대한민국의 GDP 성장률은 2.8%이다.

- 언론1: OECD 선진국 대비 대한민국 성장률은 10위에 그쳐

- 언론2: 작년 대비 GDP는 2.8% 성장 달성



사실은 변함이 없으나 어떤 생각과 태도를 갖고 대중에게 전달하는지 '의심'하기 시작한다면 일단은 성공한 것이다. 비합리적인 인간들이 저지르는 실수를 조금이나마 시스템2(느린 이성)에게 판단을 유보하고, 서두르지 않고 상황을 분석하고, 뒤집어보고, 돌려보고, 의심하여 속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뉴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사례들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항상 시스템2에 의존하여 살 수는 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시스템2(느린 이성)의 지배를 받을 때는 굉장히 피곤하고, 뇌가 쉴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스템1(빠른 직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맞는 말이다.



또 한가지,

"난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에 이미 그럴 줄 알고 있었어." 주요 사건을 논의할 때 마땅히 배제해야 할 단어이다. '알았다'는 말. p277



'블랙 스완'의 나심 탈레브는 예기치 못한 사건이 재앙을 만든다고 말하면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건을 예로 들었다. 그리고 섣불리 '예측'하는 행동을 멈추라고 한다.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도 마찬가지로 지적하고 있다. '그 사람 그럴 줄 알았어, 알고 있었어.'등의 말을 일상에서도 똑같이 이야기하고, 습관적으로 사용한다. 나도 모르게 말한다. 돌이켜 생각하면 나도 그랬던 기억이 있다. 그 사람이 그럴 줄 알았다면서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고, 예상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음에도 나의 무지를 인정하지 않았고,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고, 나는 똑똑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속였던 적이 있다. 그러면서 '자기합리화'의 덫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물론 내가 보기보다 정직하지 않고, 보기보다 똑똑하지 않으며, 보기보다 냉철하지 못하고, 감정의 덫에 빠져서 허덕이며, 보기보다 객관적이지 못하고, 보기보다 지식적으로 깊지 않다는 사실을 나 스스로가 인정하는 것이 무척 힘들고, 괴로웠다. 그러한 인지적인 고통을 감내함으로써 '의심'하는 태도를 키울 수 있고, 내가 틀렸고,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으로 또 하나의 구심점을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시간 사용에 대한 철학이 참 가슴에 와닿았다. "행복감을 높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당신의 시간 사용을 통제하는 것이다. 당신은 즐기는 일을 할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는가?", "소득의 만족 수준을 넘어서면 돈을 주고 더 즐거운 경험을 살 수는 있을지 몰라도, 덜 비싼 경험들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은 일부 잃어버리고 만다." p484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어버리는 꼴이다. 즉 건강을 챙기지 않고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었고, 벌어놓은 돈으로 건강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 쓴다라고 했다. 이것도 삶의 음양의 조화일까? 두 가지를 모두 얻을 순 없을까?



생각에 관한 생각을 다시 읽어보면 또 다른 생각이 들 것 같다. 다시 읽어보고 탐독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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