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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 마스다 미리 산문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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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 어른이 되었을 때는 20살은 아니었다. 대학 졸업 후, 학생 신분을 정말 '끝장'냈을 때, 나는 내가 어른이 되는 관문에 들어섰다고 생각했다. 무서웠다. 완벽하고 멋진, 노련한 어른은 아니었으니까. 여전히 모르는 것도 많고 욕심부리는 것도 많으면서 정작 책임져야 할 것은 하나 둘 뒤치닥거리도 못하는 모양새에 정말 실망하는 어른 초년생.

 삶은 꿈 꾸던 것과 비슷한 듯도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균열이 가 있고, 함께 어울리던 친구들은 어느새 소원해졌는지 돌아보고 센치해지다가도 지금 옆에 있는 이들과 시끄럽게 어울리느라 금방 잊어버리기 일쑤. 하고 싶어서 목 매던 일들은 어느새 마음에서 시들어지지만, 미처 지나간 시간에 도전해보지 못한 것들에 마음 뺏기는 것도 여전히 여러번이다. 




01. 여전히 기대하게 되는 것

아침에 눈을 떴을 때는 상상도 못 했던 하루
이런 유쾌한 하루가 앞으로의 인생에도 분명 많이 있을 거라고기대해보는 건 
기분 좋은 일이었다. (p.61).


저자가 그러한 것처럼, 그러므로 나의 인생도 여전히 어린아이 것의 형태를 하고 있다. 아직도 여전히 하고 싶은 것이 많고 궁금하고 가고 싶은 곳이 많은 것은, 백발의 여선생님 어린 중학교 소녀들을 앞에 두고 '나도 아직 마음은 이팔청춘인데...' 하고 실 없는 한탄을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터. 우리는 어른이 되는 문턱에 들어서서야 나이 70을 먹고도 이팔청춘인 어른들의 마음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02. 문득 두려워지는 것


살짝 불안, 내 몸의 변화부모님의 건강.... 앞으로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부디 잘 극복해 나가자, 우리. (p138)


 하지만 그러한 치기 어린 모습을 아직 잃지 못한 욕망도 시들 시들 그 생기가 예전 같지 않을 때가 그 어른의 초입이다. 우리 친구들의 부모님들은 늙어가고 우리는 서서히 고아가 되어가리, 예약된 꿈들은 미처 실현되지 못하거나 더 예상치 못한 환상의 결말이 있을 수도 있을 터.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어른의 자세란, Keep cal and Carry on이라는 오래된 문구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도 우리는 곧 알게 되리라. 

 

 어쨌든 분명한 것은 그거다. 어른이 되는 게 싫다고 그것을 피할 수 있었던 이는 없었다. 나이 먹는 일이란 어쨌든 현대의 과학 기술로 저지할만한 것이 못된 다는 뜻이다. 허나, 이래저래 마음에 안 되는 어른이 되는 게 싫으니 조금이라도 스스로를 사랑하는 어른이 되는 것은 더러 많은 이들이 해내곤 한다.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장점은 사랑하고 단점은 보듬어 주었던 노력이 그거다.


 이도 저도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마스리처럼 일단 일기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 작은 고민도, 후회도, 걱정도, 모두가 인생의 그림이 되는 것을 안다면 한발짝 물러서서 객관적으로 자신을 보는 일도 고통은 아니니까. 그게 어른일지도 모르겠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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