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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게더 -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리차드 세넷 지음, 김병화 옮김 / 현암사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투게더'의 저자 세넷이 강조하는 '협력'의 가치는 굳이 더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히려 너무 오랫동안 중요하다, 가치있다, 소중하다 말해오니 그에 대한 자각심이 무뎌지는 부작용까지 있을 정도다. 오늘날 사회를 지배하는 각종 문제와 해결 이슈들이 개인의 역량을 벗어난지 오래일때, '투게더'의 가치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다.
그런데 이 '투게더'의 '협력'을 실천하는 데 있어서 우리는 너무 많은 오류를 범해왔다.
제국주의의 잔혹한 이민족 말살주의와 식민주의 정책의 착오는 물론이고 공산주의의 실패는 말할 것도 없다. 미성년자들도 피할 수 없는 따돌림의 세계, 각종 사회의 가치기준을 벗어난 자들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들. 이 순간에도 그칠 줄 모르는 종교 전쟁은 어디 손 댈 엄두라도 남았는가? 모두 '투게더'의 가치를 말해오면서도 그것의 방법론의 실수 혹은 오류로 쌓아온 얼룩진 흔적들이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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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가 저질러온 실수의 맹점은 무엇이었을까?
유명한 소설가 김연수는 한 사람의 개인과 개인이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에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것은 문장에서 느껴지는 염세주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러므로 그리하여 더,'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너의 다른 점을 포용하고 존중하겠다로 나아간다고 강조한다. 투게더의 오랜 역사 속에서 수많은 협력의 시도들이 간과한 가치가 바로 이런 자세가 아닐까.
이상적인 사회의 변혁을 외치는 도서, '투게더'를 읽으며 우리가 견지해야할 것은 단순한 낙관론이 아닐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힘든, 아니 불가능한 일이므로' 라는 전제로 시작하되 '그래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로 결론 맺을 수 있다면 일보 전진한 성과가 아닐까.
나는 그대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며, 그대와 나는 절대 동일해 질 수 없을 것이며, 우리의 보폭과 생의 속도는 같을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렇기 때문에 한번 더 그대의 안부를 묻고, 따라잡고 싶다고 손을 내밀며, 다른 점에 대해 그리 놀라하지 않고, 그대와 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는 것에 무한한 지지를 얻을 수 있을테니.
+ 본 리뷰는 알라딘 신간 평가단의 투표로 선정된 도서를 제공받아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