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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전집 4 - 국가 ㅣ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3년 2월
평점 :
국가는 필연적으로 하나의 국가가 아니라 두 개의 국가를 갖게 된다. 즉, 가난한 자들의 국가와 부자들의 국가 말이다(454p).
방대한 두께에 일단 겁을 먹게 되는 책이다. 어디 두께만 그러할까. 제목 부터 ;국가;라는 참 군더더기 없는 단어가 돋보인다. 어쩐지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를 폴폴 풍기는 이 책. 하지만 알고보면 고전 중의 고전, 플라톤의 국가다. 많은 사람들이 전해 듣고 전해 주며 수 천년을 교훈 혹은 디딤돌 삼아 촘고했던 ㅁ병저.
그러고보면 '국가'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국가'라는 게 우리에게 얼마나 생활 밀접하게 자리하고 있는가. 태어날 때부터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국ㄱ적의 다른 이름인 것은 물론이거니와, 우리의 나라는 영토와 문화 안에서 국민들의 생활 양식과 가치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멀고 추상적으로 얘기 할 것이 아니라, 그저 오늘 내일 학교에 가고 수업을 들으며 슈퍼에서 콩나물을 구입하는 사소하고 일상적인 행위들 조차, 우리는 국가라는 이름 안에서 다른 국가에 사는 사람들과 매우 다르게, 또 제각각으로 국가에 소속된 증거들을 티내기를 피할 길 없이 살아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국가'에 대해서 거시 담론을 이야기할 때면 항상 움츠러든다. 어쩐지 어렵고 무거운 것 같아서. 혹은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과 싸우게 될까봐. 아니면 이결국 좋은 국가, 올바른 국가, 에 대한 이야기는 이야기로만 끝나고 우리에게 어떤 변화나 진전을 기대하게 만들지지는 못할 거라는 섣부른 실망과 포기 때문에.
이렇게 멋스러운 생김새와 말쑥한 차림새로 다시 세상에 등장한 플라톤의 국가를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도 어쩌면 우리가 국가에 대한 이야기를 등한시한 이유와 동일하지는 않을까.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그렇게 피하고 싶을만한 얘기였던 국가를 다시 차분히,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앉아서 곰곰히 되 짚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다.
2012년에는 국내에서 유시민이 쓴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역시 거대한 제목의 탈을 쓰고 등장한 국가 담론의 단행본이 있었다. 이는 국내 정치 체제를 상당 반영하면서도 오랫동안 현인들과 학자들이 진단해온 국가에 대한 정의와 다양한 사사을을 소개한 국가론 개론서 역할을 톡톡히 한 바있다. 국가주의 국가론과, 이상주의 국가론들을 알기 쉽게 풀어내려가며 우리나라에게 옳은 국가론이 무엇인가, 를 이야기하기 보다는 왜 우리나라 다수는 보수를 지지하고 국가주의 성향을 띌 수 밖에 없는가, 왜 진보를 지지하려는 성향의 사람들은 어떤 욕구로 인하여 가치관을 발전시켜 왔는가를 살펴보는 책이었다.
이에 비견해 보자면, 플라톤의 국가론은 기존에 오랜 세월 전해내려오던 플라톤의 '국가론'을 방대하면서도 친절하게 서술하여 정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나, 우리가 살고 있는 올바른 국가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고 싶은 기성 세대들에게나 친절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