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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
세이카 료겐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평점 :
일본의 인터넷소설 투고 사이트인 〈소설가가 되자〉에서 입소문을 탄 이 작품은 2020년 제8회 인터넷소설 대상을 수상하고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에 힘입어 단행본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저 사람들처럼 살 수 있을까?
학생 시절부터 수없이 생각했고, 의아했다. 하지만 고개를 갸웃해본들 언제나 똑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선택을 잘못한 게 아니라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인생의 레일이 틀어져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선택을 잘하면 해피엔딩을 맞는다는 건 게임에서나 가은한 이야기다. 어떤 선택을 하든 비극으로 끝나는 인생도 있고 아예 선택지 자체가 없는 인생도 있다. 나는 그런 인생을 뽑은 것이다, 아무리 애써도 눈앞에 있는 학생들이나 회사원들처럼 될 수 없었다. 게다가 새삼 이런 일로 고민해봐야 이미 늦었다. (p.13)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려져 보육원에서 자라다 입양을 갔으나 새로운 가정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외롭게 살아가는 아이바.
고등학교 졸업을 몇 달 앞둔 12월 25일, 인적 드문 다리 위에 서서 시간을 때우던 아이바에게 한 여자가 말을 걸어옵니다.
그여자는 자신이 사신이라며 3년 이후의 수명과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은시계를 교환하자는 제안을 합니다.
삶에 미련이 없었던 아이바는 사신과 거래합니다.
시간을 되돌려 마음껏 돈을 벌고 원하는 대로 산 지 1년이 지났을 무렵, 그는 우연히 TV에서 자신이 사신을 만났던 다리에서 자살한 소녀의 뉴스를 듣습니다.
자살현장에서 소녀가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이바는 시간을 되돌려 이 소녀의 자살을 방해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과 학교폭력, 엄마의 재혼으로 생긴 새아버지와 의붓 외로움을 느끼며 자살을 시도하는 이치노세.
이치노세는 아이바가 몇 번이나 시간을 되돌려 방해해도 끊임없이 자살을 시도합니다.
자신의 수명도 얼마 남지 않은 아이바는 과연 이치노세의 자살을 막을 수 있을까요?
“줄곧 내 인생이 싫었어요. 괴로운 일만 생겨서 왜 나는 이런 일을 당해야만 하는 걸까 원망했고요. 평생 내 인생을 저주하며 살아가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런 인생이 아니었다면 아이바 씨와 만나지 못했을 거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서부터는 내 인생이 좋아졌어요”(p.376)
가볍게 생각했던 자살 방해는 이치노세가 잘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되고 이치노세에게 사랑을 느끼는 아이바는 수명을 거래한 것을 후회하게 됩니다.
이치노세도 차음에는 자신의 자살을 방해하는 아이바에게 화를 내지만 아이바를 좋아하게 되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뀌게 됩니다.
인생이라는 것이 참으로 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죽고 싶었던 마음이 살고 싶은 마음으로 변하기도 하고, 원망스러웠던 인생이 고마운 인생으로도 바뀌네요.
누군가 나를 위로해주고 지지해주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이 모든 것을 변화시킵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판타지가 가미된 알콩달콩 로맨스소설입니다.
*스튜디오 오드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