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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많은 요리점 ㅣ 날개달린 그림책방 62
미야자와 겐지 지음, 김진화 그림, 박종진 옮김 / 여유당 / 2024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사람들은 시대를 한발 앞서가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딱 한발인가 봅니다.
간혹 너무 앞서가서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세월이 지나고 나서 인정을 받는 경우들이 있지요.
미야자와 겐지도 그런 인물입니다.
살아있을 때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으나
죽고 난 후 재평가된 작가입니다.
그의 <비에도 지지 않고>는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하지요.
지금 소개하는 <주문 많은 요리점>은
작가의 유일한 동화집의 표제작이기도 합니다.
그 동화가 발행된 것이 1924년 12월 1일이었다고 해요.
그로부터 딱 100년이 된
2024년 12월 1일에 여유당 출판사에서
이 책을 그림책으로 발행했습니다.
여유당 출판사에는 <미야자와 겐지 컬렉션>이 있어요.
미야자와 겐지의 단편동화 중 문학적 완성도가 높고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를 담아
그림책으로 펴내는 시리즈라고 해요.
<비에도 지지 않고』>, <은행나무 열매>, <첼로 켜는 고슈>에 이은
네 번째 책입니다.
젊은 신사 두 사람이 총을 둘러메고 깊은 산속으로 갑니다.
길을 안내하던 전문 포수도 길을 잃고 사라지고,
흰곰 같은 개 두 마리도 험한 산 때문에 죽을 만큼
깊은 산속이었지요.
배도 고프고 추워진 두 신사는
다시 돌아가기로 하는데요.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때 보인 서양식 집 한 채.
'서양 요리점', '살쾡이의 집'
누구든지 들어오라고 적혀있는 집안으로 두 신사는 들어갑니다,
복도를 지나가면 문이 나오고,
문을 열면 다시 복도가 나옵니다.
그리고 가는 곳마다 이상한 주문이 적혀있는데요.
두 신사는 이곳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요?
이상한 주문들은 무엇이었을까요?
.
허세와 순간의 유희를 즐기려는 두 신사에게는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런 두 신사 앞에 나타난 '주문 많은 요리점'
뭔가 이상한 상황인데도
두 신사는 그 주문들을 자기 멋대로 해석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야 잘못되었음을 깨닫습니다
두 신사의 모습은 바로 우리 인간의 모습입니다.
자연을 함부로 대하고. 생명을 죽이고
우리 맘대로 자연을 이용합니다
자연이 주는 경고도 우리의 편의대로 해석합니다.
그런 행동들이 우리를 위험에 빠트린다는 것을
마지막이 되어서야 깨닫게 되지요.
100주년에 그림책으로 만난
<주문 많은 요리점>은 깊은 울림을 주네요.
콜라주, 판화, 캘리그라피 등을 활용해 그린 그림은
긴박한 상황을 극대화해주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