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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하네 ㅣ 그림책봄 30
임서경 지음, 윤미숙 그림 / 봄개울 / 2024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계절이 바뀔 때쯤이면 한 번씩 하는 대청소.
대청소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쓰지 않는 물건들을 버리는 일입니다.
가끔은 다른 용도로 활용해 볼까 하고
다시 집어넣기도 하지만
결국 쓰지 않아 다음 청소 때 버려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버려지는 것들이 모두 못쓰는 것은 아닙니다.
더 좋은 물건, 더 예쁜 물건이 생기면서
쓰지 않아 구석으로 밀려난 것들이지요.
이 책도 그런 물건 중의 하나인 유모차의 이야기입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쓸모를 잃어버리고
베란다 구석에 있던 유모차가 버려져 고물상으로 갑니다.
그곳에는 유모차처럼 버려진 것들이 모여있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유모차를 보며
'멀쩡하네'라고 말합니다.
멀쩡하다는 말은 쓸모가 있다는 말이지요,
유모차는 다시 한번 아기를 태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설렙니다.
하지만 유모차는 다른 역할을 하게 되지요.
유모차는 원래의 역할과는 다르지만
누군가에게 귀하게 쓰이게 됩니다.
노란 은행잎이 떨어지는 날 유모차와
새로운 가족이 된 할머니, 할아버지가
다 같이 외출하는 모습은 정말 행복해 보입니다.
볼로냐 라가치 상을 두 번 받은 윤미숙 작가님이
그림을 그리셨는데요.
석판화와 콜라주 기법을 이용하셨답니다.
유모차가 새로운 쓸모를 찾아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세계로 들어가는 장면부터는
강렬한 색지를 사용하여
희망의 세계로 몰입하도록 하셨다고 하네요.
'멀쩡하네'라는 말이 이렇게 따뜻할 수가 있을까요?
너무 쉽게 사고 너무 쉽게 버리는 세상입니다.
이러다 보니 환경문제 또한 심각합니다.
사기전에 꼭 필요한 물건이지를 한 번 더 생각 보고
버리기 전에 한 번 더 쓸모를 생각해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