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빅터 D. O. 산토스 지음, 안나 포를라티 그림, 신수진 옮김 / 초록귤(우리학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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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클레어의 가족은 토요일이면 특별한 곳에 갑니다.

거기엔 게임기도 장난감도 없어

어떤 토요일엔 가는 것이 내키지 않기도 합니다.


어느 토요일,

아빠가 창문 옆에 우두커니 서있고

식탁에는 할머니의 손 편지가 놓여있습니다.


그 편지 속에는 할머니의 기억 속 아빠의 모습이 담겨있는데요.

태어나던 날, 처음 아팠던 날, 첫 걸음마를 떼던 날부터

청소년 시기를 지나 청년이 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클레어를 낳던 날의 기억이 적혀있습니다.


그 속에서는 아들에 대한 사랑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편지를 읽은 클레어는 자신을 바라보는 아빠의 눈길에서도

사랑의 마음을 보게 되지요.


클레어의 할머니는 자신의 아들과 손녀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들의 모습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아들에 대한 사랑만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어머니.

병원에서 그런 어머니를 계속 찾아오겠냐고 묻자

아빠는 대답합니다.

"이분이 누구인지 내가 기억하는걸요."


고령인구가 늘어나면서 치매 환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환자를 돌보며

그 가족들은 서서히 지쳐가기도 하지요.


치매로 인해 누군가와의 관계를 잊어버렸지만

그래도 사랑했던 마음은 남아있을 겁니다.


치매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고

치매를 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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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문구점 - 2026 원북원부산 올해의 책 선정, 2026 김해시 올해의 책 선정
김선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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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의 김선영 작가님의 신간이 출간되었네요.

이 책을 청소년기에 아픔을 겪는 아이들이

그 마음을 회복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걷기 시작할 무렵부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떠나고 난 후 할머니 손에 자란 동하.

늘 할머니에게 빚지고 살아가는 것 같아 괴롭습니다.


부모와 함께 살기 위해 전학을 갔지만

힘든 적응의 시간을 보내게 되는 편조.


부모의 사업이 어려워지자 할머니 집에 맡겨지며

전학을 오게 되었지만

사고로 동시에 부모를 잃게 된 모경이.


세 아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마을의 두 중심부인 신상문구점과 그집식당의 비밀을 추적하는

재미와 놀라운 반전이 펼쳐집니다.


할머니가 집을 비울 때면

동하는 신상문구점 단월 할매에게 맡겨졌습니다.


동네 만물상 같았던 신상문구점에서 보내는 시간 동안

동하는 단월 할매와 함께 라면도 끓여먹고

단월 할매를 도와 문구점을 꾸려가기도 했습니다.


신상문구점은 동하의 아지트였고,

돌봄교실이었으며 방과 후 놀이터였고 아르바이트 자리였으며

단월 할매는 동하에게 친구였습니다.


그런 단월 할매가 어느 날 갑자기 돌아가시자

동하는 상실감에 빠지고 말지요.



게다가 동하가 좋아하는 편조가 전학을 가자

편조와 조금 더 가까운 곳으로 가기 위해

학교가 폐교가 되기를 바라는데요.

하지만 서울에서 모경이라는 아이가 전학을 오면서

폐교의 꿈도 사라지고 말지요.



어릴 적 맞벌이를 하는 부모와 떨어져 할머니와 살았던 편조는

부모님이 다녀간 날이면 맨발로 차를 따라 뛰어가며 울었습니다.

동하는 그런 편조의 신발을 들고 함께 뛰었었지요.


언덕길을 뛰어 내려오는 편조를 안아

다친 발을 치료해 주고 달래주던 사람은 단월 할매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이런 추억이 있는 곳이었고

동네 사람들에게는 필요한 모든 것을 구해주던 문구점을

황영감은 이상한 곳으로 만듭니다.



물건을 가져다 놓을 뿐 물건을 팔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 황영감의 태도에 신상문구점을 찾는 사람이 없어집니다.

그것을 보며 동하는 화가 납니다.


하지만 황영감의 이런 행동에도 이유가 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동하는 그집식당을 운영하는 택이 아저씨에게 이유를 듣게 되며

신상문구점을 살릴 방법을 강구하게 됩니다.

동하는 신상문구점을 예전으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요?


동하, 편조, 모경은 누군가의 부재를 겪습니다.

그것을 자신의 방식으로 해석하며

그 아픔을 회복해 나가는 모습은

신상문구점의 회복과 맞물려 위로를 줍니다.


괴팍해 보이는 황영감을 챙기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도

무척이나 따뜻하게 느껴졌고요.

그집식당의 택이 아저씨가 하는 이야기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배우게도 됩니다.


읽는 동안 웃었다 울었다를 반복했네요.

감동과 재마를 다 잡은 청소년 소설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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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지 않아 감동이 있는 그림책 59
이현정 지음 / 걸음동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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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가득 눈물이 고인 공룡.

참 슬퍼 보이는 공룡의 모습과는 달리

<슬프지 않아>라고 말하는 제목에 궁금증이 생깁니다.


깊은 숲속에 살고 있는 공룡의 눈에서는 매일 눈물이 흐릅니다.

참으려고 해도 눈물은 흘러내렸고, 콧물도 따라 나왔지요.


그 숲속에는 방긋 웃는 두더지도 살고 있습니다.

공룡은 그런 두더지를 조용히 바라보았지요.

그러나 두더지는 공룡의 발소리만 들어도 벌벌 떨었습니다.


어느 이른 아침,

하늘을 보던 두더지는 눈물을 흘리던 공룡이 떠올랐습니다.

그때 그림자가 드리우고 공룡이 나타나자

두더지는 허겁지겁 땅속으로 숨습니다.


용기를 낸 두더지는 살짝 고개를 내밀고

"공룡아, 울지 마"라고 말합니다.


그 말에 눈물, 콧물이 쏙 들어간 공룡은 두더지를 부르지만

두더지는 허둥지둥 땅속으로 숨어버립니다.


다시 눈물이 흐르는 공룡.

두더지의 "울지 마"라는 말이 자꾸만 마음속에 맴돌며

따뜻함을 느낍니다.


그 따듯함을 다시 느끼고 싶은 공룡은

커다란 손으로 땅을 파며 두더지를 찾아 나섭니다.

공룡은 두더지를 만날 수 있을까요?


공룡은 계속 눈물을 흘리지만

왜 눈물을 흘리는지 이유를 말하지 않습니다.

그 공룡을 보며 아무도 왜 우는지 물어보지도 않습니다.


그런 공룡에게 두더지의 '울지 마. 괜찮아?'라는 말은

공룡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울음도 멈추게 해줍니다.


가끔은 이런 위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유를 묻지 않고 그저 괜찮다고 말해주는 위로.


어떻게 하면 웃을 수 있는지를 묻는 공룡에게

두더지는 그냥 울어도 괜찮다고 말해줍니다.


공룡에게 필요한 것은

우는 이유를 알고 그것을 해결해 주거나

웃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공룡의 마음을 공감해 주는 누군가가 아니었을까요?


우는 공룡을 위해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기를 낸 두더지,

그 두더지가 공룡에게 하는 말을 통해

이유를 묻지 않아도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따뜻하고 예쁜 그림책입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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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 서점
여원 지음 / 담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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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염라대왕이 머무는 명부전.

염라대왕 앞에 붉은 오랏줄에 묶인 한 여인이 있습니다.

 

여인의 이름은 김숙희.

스스로 목숨을 끊은 죄를 지은 그녀에게 염라대왕은

그 대가로 저승 서점을 관리하라고 합니다.

모든 일이 끝나면 그녀가 원하는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하지요.

 

삶이 끝난 자, 삶을 포기한 자, 그리고 아직 떠나지 못한 영혼들.

정해진 수명을 다하지 못한 이들이 늘어나면서

저승의 질서가 흔들리기 시작하지요.

 

죽음을 온전히 맞지 못한 자들을 위해 책을 만드는 곳이

바로 저승 서점이지요.

 

함께 일하게 된 저승차사 인현과 함께

염라대왕이 준 능력으로

대구의 어는 한적한 주택가에 저승 서점을 만듭니다.

 

그들은 죽은 자들과 계약을 해야 하는데요.

그 계약이란 소원을 이뤄주는 대가로

죽은 사람의 이야기를 책으로 남기는 일입니다.

 

처음 저승 서점을 찾아온 이는 다섯 살 아이였습니다.

엄마는 아이를 낳다 죽고 할머니와 아빠와 함께 삽니다.

어느 날 할머니가 쓰러지자

아빠에게 전화를 걸지만 통화가 되지 않고

도움을 청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뺑소니를 당하고

시신이 유기되는 일을 겪습니다.

 

아이의 이야기로 책을 만들고

아이의 소원으로 엄마를 만나게 해줍니다.

그리고 엄마와 함께 힘들어하는 아빠의 꿈에 찾아가도록 해줍니다.

 

요양원에 있는 아버지를 보낸 후 대장암으로 시한부를 판정받자

아버지보다 자신이 떠나기를 원하지만

길에서 퍽치기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 한승우.

 

전쟁터에서 친구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며

그 친구가 아내를 만나게 해달라는 국가유공자.

살해당한 연인의 살인범을 찾으려다

그 살인범에게 살해당하는 유지상.

 

친구들의 삶을 부러워하며

자신을 모두 외면한다고 생갹하며 억울해하다

억울한 죽음을 당한 이서연.

 

이들의 책을 만들어주는 과정에서

숙현을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 또한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되는데요.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저승 서점의 책장이 다 채워져야 숙현의 이무가 끝난다고 했으니

다음 편도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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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 - Room in the heart, BIUM 고래뱃속 생각 그림책 1
곽영권 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 / 고래뱃속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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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이 책을 처음 본 것이 15년 전쯤이었습니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해준 책이

바로 이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본 후에 이 작가의 그림책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신간이 나올 때면 꼭 찾아서 읽어보았어요,

왜냐하면 그때 이 책을 보며 너무나 감동을 받았거든요.


이 책은 한 번 쓱 보고 마는 그런 그림책이 아니었습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

그 나뭇결과 옹이를 이용해 만들어낸 그림을 보며

작가님의 상상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런 무늬에 이런 그림을 그렸구나 감탄하며

책장을 넘겨 보고 또 보기를 여러 번 했었지요.


그림만 좋은 것은 아니고요.

시처럼 쓰인 글은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가지고 있으면서 더 많이 가지려고 하는 우리의 욕심을 이야기합니다.


가방도 비어있어야 가지고 싶은 것을 넣을 수 있고

마당도 비어있어야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으며

마음도 비어 있어야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담을 수 있다며

나누고 비우면 가벼워진다고 말합니다.


글에 어울리게 그려진 그림은

글이 이야기하는 내용을 더 선명하게 해줍니다.

철학적인 글에 상상력이 가득한 그림이 만나

정말 멋진 그림책이 되었는데요.



이 그림책은 한국의 글 작가와 폴란드의 그림작가가

함께 만든 그림책입니다.

지극히 동양적인 글을 그림작가는 잘 이해하고 해석해 그리셨네요.



이렇게 동서양의 문화가 잘 어우러진 것처럼

한글과 영어가 함께 적혀있는 것도 참 보기 좋습니다.


아이에겐 상상력을 키워주는

어른들에게는 깊은 사유를 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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