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콩 통조림 통
모예진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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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큰일 났습니다.

비상입니다.

탄이가 매일 먹는 콩 통조림이 다 떨어졌습니다.


매일 콩 통조림만 먹는 탄이에게

콩 통조림은 다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완벽한 식사입니다.


분명히 넉넉하게 있었는데...

집안을 샅샅이 뒤져도 없습니다.

마을 곳곳을 돌아다녀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발견한 텅 빈 콩 통조림 통.

그 위에 붙은 스티커를 떼어내자 드러난

'구입처 및 제조원'이라는 글자.


결국 탄이는 콩 통조림을 찾아 길을 떠납니다.

그런데 이 모험, 생각보다 만만치 않습니다.


반듯한 선으로 이루어진 탄이의 세상은

어느 순간 변하기 시작하고

탄이의 여행을 따라가려면

책을 90도, 180도, 270도로 돌려가며 봐야 합니다.


콩 통조림을 찾아 나섰을 뿐인데

탄이는 예상하지 못한 곳에 도착하고

지금껏 만나지 못한 세계를 마주합니다.


그리고 달라진 탄이와 탄이의 세상.

새로운 것을 만난다는 건 이런 걸까요?


저는 새로운 것을 보고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새로 이사한 동네에서는 골목골목을 누비고,

새로운 라면이 나오면 꼭 맛을 봅니다.


새로운 일을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무언가 새로 배우는 것도 좋아합니다.


새로운 것이 익숙한 것보다 더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익숙한 것이 좋아집니다.


늘 먹던 것을 더 자주 찾게 되고

새로운 일보다는 익숙한 일이 편하고,

새로운 사람보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더 즐겁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새로운 것이 싫어진 것이 아니라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익숙함을 벗어나면

뜻밖의 즐거움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도 저는 낯선 길로 나서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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