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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 라면 가게
팬지 지음 / 보림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누군가가 속상해하거나 마음이 힘들어 보이면
저는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라고 말합니다.
힘께 맛난 것을 먹고 나면
왠지 다시 힘을 내는 것 같거든요.
그동안 했던 고민이나 걱정도 별거 아닌 것처럼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물론 맛난 음식이 주는 힘도 있겠지만
아마도 더 큰 힘은
누군가 나의 마음을 알아주었다는 데서 오는
위로와 응원이 아닐까 싶습니다.
힘든 것을 알아봐 주고,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살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해질 때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사람에게 필요한 음식도
그날의 마음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걱정이 많은 날에는
부드럽고 포근한 음식이 필요하고,
답답한 날에는
속이 벙 뚫리는 매운 음식이 필요하고,
너무 지친 날에는
아무 생각 없이 푹 쉴 수 있게 도와주는 음식이 필요하지요.
오늘 만난 그림책에는
그런 손님들의 마음에 꼭 맞는 라면을 끓여주는 문어가 나옵니다.
문어가 끓여주는 라면이 특별한 이유는
맛있는 재료가 많이 들어가서가 아닙니다.
손님의 마음을 먼저 살피고
그 손님에게 필요한 라면을 끓여주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라면이 달라지는 것처럼
사람에게 필요한 위로도 저마다 다른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위로의 말이 필요하고,
누군가에게는 실컷 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아무 말 없이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사람에게 필요한 위로도
각각 다른 레시피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학창 시절, 시험이 끝나는 날.
집에 돌아오면 꼭 만들어 먹던 음식이 있었습니다.
라면에 콩나물, 어묵, 만두 그리고 온갖 야채를 넣어
푸짐하고 얼큰하게 끓여 낸 라면이요.
배부르게 먹고 나면
시험으로 쌓였던 스트레스와
성적에 대한 걱정 같은 것이 다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먹었던 라면은 그냥 라면 한 그릇이 아니라
"수고했어"라며
저를 토닥여 주는 위로 한 그릇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갑자기 그 라면이 생각나네요.
오늘,
당신의 마음에는 어떤 라면이 필요한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