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도의 모서리
이상민 지음 / 서랍의날씨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망망대해가 된 서울 한복판에서 오리배를 타고 표류한다'
이 책을 소개하는 글을 읽으며 그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처음 생각은 '좀 웃긴다'였고요.
두 번째 생각은 '무섭다'였어요.
우리는 늘 지구온난화를 이야기하며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빙하가 녹고 있다고,
그래서 해수면이 높아지면
해안 도시나 섬들이 가라앉을 거라고 이야기하지만
그것에 대한 두려움이 그렇게 크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며 무서워지더라고요.
그런 일이 벌어진 이후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거든요.
어느 날, 빙하가 녹아 해일이 서울을 덮쳐버립니다.
주인공 유봄은 한강 오리배를 타고 가까스로 목숨을 구합니다.
그러나 목숨을 구했다고 해서
무사히 생존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었어요.
물은 넘쳐나지만 먹을 물조차 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살아남은 사람들끼리 연대를 하기도 하지만
생존을 위해 서로를 배신하기도 하고
뺏고 빼앗기며 서로를 죽이기도 합니다.
야만적으로 변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어쩌면 우리에게 현실이 될 수도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에
점점 더 무서워지더라고요.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이 시급함을 다시 느끼게 되는데요.
이 책은 이런 재난을 이야기함으로써
현실을 자각하게 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그 속에 양자역학이라는 것을 넣어 재난 SF로 풀어냅니다.
유봄은 과학자 추월 노인을 만나게 되고
소꿉친구 한동과 자신을 도와준 적이 있는 설하나와 함께
시공간이 뒤틀리는 '파도의 모서리'라는 곳의 비밀을 파헤칩니다.
그곳에서는 해일이 일어나던 그 날로 돌아갈 수 있는데요.
유봄은 그 날로 돌아가 이 비극을 막을 수 있을까요?
'파도의 모서리'에 선 유봄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생존 앞에서 악해지는 인간을 보며
이 책에서 인간의 민낯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그래도 함께 살아가려는 사람이 있어서 희망을 느끼기도 합니다.
책을 읽으며 아직 그날이 오지 않음에 안도하게 됩니다.
아직은 시간 있으니까요.
과거의 선택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해 보게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