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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실 - 완벽이란 이름 아래 사라진 나에 대한 기록
송혜승 지음, 고정아 옮김 / 디플롯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이 책의 제목인 '도실 docile'은
미국에서 아시아인, 특히 아시아 여성에게 자주 쓰이는 말이라고 합니다.
유순하다, 고분고분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1980년 미국으로 간 혜승의 가족.
직장에 다니던 아빠는 회사를 그만두고
억만장자가 되겠다는 꿈을 꾸며 사업을 시작했고
엄마는 부족한 돈을 벌기 위해 간호사로 일을 시작합니다.
5년만 지내다가 한국으로 돌아갈 거라는
아빠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부모님은 돈 때문에 싸우는 일이 잦아집니다.
그럴 때면 엄마는 혜승에게
"너는 커서 엄마처럼 되지 마라"라고 말합니다.
그런 엄마를 위로하며
혜승은 착한 딸이 되기 위해,
엄마의 마음에 드는 딸이 되기 위해 애씁니다.
혜승은 학교 성적이 뛰어났는데요.
칭찬보다는 늘 더 잘해야 한다는 엄마의 말에
가끔은 삐뚤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다시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혜승은 미국 최고의 교육기관인 아이비리그 대학,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을,
하버드 로스쿨에서 법학을 공부하는데요.
다른 사람들 눈에 성공한 듯 보였지만
10대 시절부터 극심한 조울에 시달리게 됩니다.
몇 번의 자살 시도와 정신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지만 이혼을 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려 노력하며
촉망받는 화가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랑이라는 말로 딸을 인생을 설계하고
안전이라는 이유로 딸의 행동을 간섭하고 통제하는 엄마와
착한 딸로 살아가며 자신을 잃어버리는 혜승의 모습.
딸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했던 말과 행동들이
아이에게 족쇄가 될 수 있음을 깨달으며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에게 말했던
'착하다'라는 말을 새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저자의 자전적인 이야기라 더 마음에 와닿았던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