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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판정위원회
방지언.방유정 지음 / 선비와맑음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해 뇌사 상태에 빠진 사람이
다수의 사람들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떠났다는 뉴스를 간혹 접합니다.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분들의 숭고한 마음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곤 하지요.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벌어지는 뇌사 판정이
사람들의 사익에 의해 결정된다면 어떨까요?
이런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는 책을 소개합니다.
명진의료원 신경외과의 차상혁은
뇌 손상을 입은 두 환자의 수술을 연이어 하게 되는데요.
두 환자는 이름도 비슷하고 나이대, 외모까지 비슷했지요.
둘 다 예후가 좋지 않았으나 한 명은 뇌사상태에 빠졌고,
다른 한 명은 일단 예후를 지켜봐야 했습니다.
그런데 차상혁이 뇌사 판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환자가 바뀌고 맙니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지만 막지 않았고,
그 사람의 장기 적출이 이루어지지요.
최상혁은 이 일을 간호사와 자신만 아는 비밀로 하고 덮어버립니다.
그리고 3년 뒤 차상혁은
신경외과 에이스로 뇌종양센터를 이끌고 있는
명진의료원의 간판스타가 되었고
이사장의 외동딸 한나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던 어느 날
그의 스승이자 명진의료원의 명망 높은 부원장 오기태가
3년 전 그 사고를 알게 됩니다.
오기태는 차상혁에게 자수를 권하는데요.
모든 것을 잃을까 두려웠던 차상혁은
오기태를 차로 들이받고 뺑소니로 유장한 후
자신의 알리바이까지 만들어 냅니다.
이 사고로 오기태는 뇌사상태에 빠지게 되고
장기기증 서약을 한 그의 뜻에 따라
장기기증을 위한 뇌사판정위원회가 열리게 됩니다.
뇌사판정위원회에는 여섯 명의 위원이 참석하게 되는데요.
이들의 이해관계와 사익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사건이 벌어집니다.
차상혁을 의심하고
오기태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려던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 앞에 달라지는 모습에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차상혁은 판정위원들이 모두 공범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직접적으로 오기태를 죽인 것은 차상혁이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스스로의 판정을 합리화하는 모습을 보며
그 말이 공감되기도 했습니다.
뇌사 판정을 내린다는 것의 의미와 과정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뇌사 판정이라는 것이
개인의 이익이라는 것과 만나면
이렇게 악용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작가 출신 방지언ㆍ방유정 자매가 첫 공동 집필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메디컬 스릴러 한편을 본 것 같습니다.
급박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에
한번 손에 들면 놓기 힘들 정도의 흡입력이 있고요.
그 안에 인간의 본질에 대해 상각하게 합니다.
메디컬 스릴러를 좋아한 다면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